기초단체 '복지비부담 과중' 호소에…문대통령 "개선논의" 지시(종합)

입력 2019-01-21 17:47   수정 2019-01-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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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 '복지비부담 과중' 호소에…문대통령 "개선논의" 지시(종합)
수보회의서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 편지 보여줘…제도개선 안건으로 즉석 제안
문대통령, 북구청장과 통화…靑 "기초연금 포괄적 개선안 논의하기로"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이 복지비 분담액이 과다하다며 개선을 요청하는 편지를 청와대로 보낸 것과 관련, "상당히 타당하고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라며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할 것을 지시했다.
복지 사업은 정부와 기초단체가 법에서 정한 비율대로 예산을 투입해 이뤄지는데, 정 구청장은 편지에서 부산 북구청 등 기초단체에 과도한 복지비 부담이 쏠리고 있다며 국비 지원을 10~20% 더 늘리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 구청장의 편지를 보여주며 "이미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에 공개해도 될 것 같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리고 싶다는, 절박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기초단체 가운데 부산 북구가 재정 자주도가 가장 낮고, 반면 사회복지비 비율은 가장 높은 편이라고 한다"라며 "여기에 기초연금이 인상되면서 북구의 분담액도 늘어나 재정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편지의 요지"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기초연금은 국가가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나머지를 기초단체가 부담한다. 국비는 기초단체의 재정 자주도와 노인 인구 비율 등 두 가지 요소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중 노인 인구 비율 기준은 합리적으로 설계돼 있는데, 재정 자주도는 '90% 이상', '90% 미만∼80% 이상', '80% 미만' 등 세 단계로만 분류돼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거의 모든 기초단체의 재정 자주도가 80% 미만이기 때문에, 재정 자주도에 의한 구분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부산 북구는 재정 자주도가 30%도 안 되는데, 80%에 가까운 지자체와 같은 비율로 기초연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구는 부산 16개 시군 가운데 재정 자주도는 가장 낮은데 기초연금의 분담 비율은 가장 높다고 한다. 그래서 기초연금 예산도 다른 구보다 2.5배 이상 많은 불합리한 상황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복지비용 부담이 크면서도 재정 자주도가 낮은 단체가 부산 북구, 광주광역시의 북구와 서구, 대구 달서구 등 4곳이 있는데, 이 네 곳만이라도 국가의 부담을 늘려 지자체의 부담을 덜어달라는 (제안이 나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원래 오늘 수보회의에서 다루려고 했던 안건은 아니지만, 이 부분에 대해 제도개선을 논의해주기 바란다"라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는 김연명 사회수석이 현행 기초연금 전달 방식과 함께 현 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개선방안이 무엇인지 등을 설명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대변인은 "복지부가 중심이 돼 기초연금이 기초자치단체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초연금 배분 방식을 개선할 포괄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아울러 "아동수당 등 (기초연금과) 비슷한 성격의 복지 예산이 재정 자주도, 수혜자들의 분포에 따라 기초단체별로 차이가 나서 불균형을 불러오는 만큼 이러한 문제까지 들여다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는 기초적 논의만 했다"면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복지부 중심으로 개선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 정 구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북구의 재정 자주도를 비롯한 구체적인 상황을 묻고 복지비 분담 문제를 해결할 방안 등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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