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한국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지지…추가 조치 필요"

입력 2019-01-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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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한국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지지…추가 조치 필요"
주한 EU 대사 "한미 FTA 체결 8년째…이제 진전 이뤄야"
해고자 노조 가입 제한· 파업참가자 업무방해죄 적용 등 안건 제시



(세종=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유럽연합(EU)은 21일 한국이 노동자의 단결권 보장 등을 포함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사회적 대화를 진행 중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 대표부 대사는 이날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분쟁 해결 절차에 따른 정부간 협의 개회사에서 "EU는 한국 정부가 최근 ILO 핵심협약 4개 비준을 위해 필요한 법안 개혁을 위해 노사 대표간 합의를 유도하는 3자 협의 과정을 다시 도입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국내 노동관계법 개정 논의를 진행 중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라이터러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ILO 핵심협약의) 국회 비준과 필요한 법률 및 행정적인 개혁 추진을 약속하고, 노력하고 있는 점에 대해 EU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진전에도 한국의 규제 환경 및 관행이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고 ILO 핵심협약 4개를 비준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간 협의를 통해 한국 정부와 이런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간 협의는 한-EU 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의 분쟁 해결 절차 첫 단계로, EU가 작년 12월 17일 한국이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에 규정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라이터러 대사는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에 규정된 결사의 자유 등 ILO 원칙의 존중과 핵심협약 비준 의무를 거론하고 "이 두 가지 의제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며 한국의 여러 노동 관련 법률 및 행정적인 개혁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EU FTA에 따라 양측은 노동권에 대해 약속한 바 있지만, 한국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지금까지 취한 행동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한-EU FTA는 올해로 체결 8년째를 맞았다. 이제 양측은 주요 의무 준수 사항에 대해 진전을 이룰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한국은 EU의 소중한 파트너이며 한-EU FTA는 양측 모두에게 경제적 수확을 안겨줬다"면서도 "무역은 재화 및 서비스 교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준과 가치를 지킨다는 의미도 동시에 갖는다"고 덧붙였다.
EU는 이번 정부간 협의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한국의 ▲ 해고자·실직자 노조 가입 제한 ▲ 노조 설립 신고제 ▲ 평화적 파업 참가자에 대한 형법상 업무방해죄 적용 ▲ 단체협약 시정명령 등을 제시했다.
해고자·실직자의 노조 가입 제한 문제 등은 경사노위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가 작년 11월 발표한 공익위원 권고안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공익위원 권고안은 해고자·실직자의 노조 가입을 제한하는 노동관계법 개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EU 측에 공익위원 권고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EU 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의 분쟁 해결 절차에 따르면 정부간 협의 기간은 어느 한쪽의 협의 요청 이후 90일 동안 계속된다.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위원회 소집, 전문가 패널 소집, 전문가 패널 보고서 제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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