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간부후보 남녀 통합선발 체력기준' 용역연구보고서 권고
남녀 모두 최저기준 상향조정…달리기 종목 개편안도 제시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경찰대 신입생과 경찰간부후보생 선발에서 남녀 분리모집이 폐지될 예정인 가운데 여성 응시생도 체력검정에서 팔굽혀펴기를 남성과 동일한 자세로 수행하게 하는 등 체력시험 기준이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22일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경찰대학·간부후보 남녀 통합선발을 위한 체력기준 마련' 연구용역 결과보고서를 보면, 연구용역을 맡은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는 '과락 기준 상향조정'과 '남녀 기준 차이 축소'를 뼈대로 한 체력검정 기준 개선안을 내놨다.
현재 경찰대는 신입생 정원 100명 중 12명을, 간부후보생은 일반 40명 중 5명을 여성 몫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2017년 경찰개혁위원회가 경찰관 남녀 분리모집 채용제도를 폐지하라고 권고함에 따라 경찰대생과 간부후보생에 대해 우선적으로 2021학년도부터 남녀 통합모집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여성의 체력조건을 고려해 남성보다 낮게 설정된 여성 응시자 체력검정 기준이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장에서 신체능력을 발휘하고 물리력을 사용해야 하는 경찰 업무 특성상 여경 비율이 커지면 경찰의 범죄 대응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용역보고서는 지구대·형사과·교통안전·기동대·여성청소년 수사팀 업무를 살펴본 결과 경찰 직무 전반적으로 '보통강도'의 신체활동이 대부분이며, 고강도 신체활동은 빈번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야간근무를 위한 전신지구력, 시위진압이나 용의자 통제를 위한 팔·코어 근력은 충분히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심폐지구력을 측정하는 1천m 달리기는 간부후보생의 경우 83%가 만점이어서 변별력이 없고, 100m 달리기보다 50m 전력질주가 현장에서 필요한 스피드와 순발력 측정에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성은 무릎을 대고 실시하는 팔굽혀펴기는 방식에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장 대응에서 중요한 근력을 다루는 악력·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 최저기준은 국민체력 평균 수준에 미달하고, 미국·영국 등 외국과 비교하면 뚜렷이 낮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체력검정 종목을 악력·팔굽혀펴기·윗몸일으키기·50m 달리기·20m 왕복 오래달리기의 5개 종목으로 개편하고, 이를 4개 또는 5개 종목으로 구성한 3가지 방안을 내놨다.
최저기준은 악력의 경우 남성은 현행 38㎏ 이하에서 39㎏ 이하로, 여성은 22㎏ 이하에서 24㎏ 이하로 올렸다. 팔굽혀펴기는 남성의 경우 1분당 13개 이하에서 15개 이하로 강화했고, 여성은 11개 이하에서 6개 이하로 개수는 낮추는 대신 남성과 동일한 방식으로 무릎을 땅에서 뗀 채 시행하는 방식을 권고했다.
윗몸일으키기 역시 남성은 1분당 22개 이하에서 31개 이하로, 여성은 13개 이하에서 22개 이하로 최저기준을 강화했다. 50m 달리기 최저기준은 남성 8.69초·여성 10.16초로, 왕복 오래달리기는 남성 34회 이하·여성 23회 이하로 설정해 평균적인 국민체력기준에 맞췄다.
보고서는 "여러 연구 증거들이 체력검사 기준 상향조정과 남녀차이 축소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지지한다"며 "해외 사례와 국민체력 실태조사 등을 참고해 전반적 기준, 특히 최저기준을 상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단시간 급격한 변화를 지양하고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로 아직 확정된 안은 아니다"라며 "경찰위원회와 성평등위원회 검토 등 절차를 거쳐 올 3월께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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