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없는 로비 장소?…올해도 다보스에 쏠리는 불편한 시선

입력 2019-01-21 19:20  

감시 없는 로비 장소?…올해도 다보스에 쏠리는 불편한 시선
"상업적 이익 좇는 사람들 모여" 비판…WEF "높은 기준의 거버넌스 존중"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전 세계 정치·경제 리더들이 스위스의 고급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현안을 토론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는 그동안 그 위상에 맞게 세상을 바꿔놓았을까.
AFP통신은 20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의 친기업적 어젠다에 대한 분노와 대중이 포퓰리즘을 지지하는 최근의 현상을 볼 때 '세계를 발전시킨다'라는 포럼의 선언적 목표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22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열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전 세계 65개국 정상과 40여 개 국제기구 수장, 거물급 기업인 등 3천여 명이 참석한다.



AFP통신은 다보스포럼이 감시를 받지 않고 기업들이 정부에 로비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참가자들이 행사 공개 포럼보다 저녁 시간 다보스 곳곳의 카페와 호텔에서 열리는 사적 모임에 더 관심을 둔다며 '부자들의 공허한 말잔치'라는 비판도 수년째 되풀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년전 사설에서 "활발하고 포괄적인 다자간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 등 진부한 이야기보다는 진심으로 세계화의 고통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클라우스 슈밥(80) 다보스포럼 창립자는 제네바 대학 경제학 교수 시절인 1971년 WEF의 전신인 유럽 경영자포럼(EMF)을 조직했다. 이후 미국 기업인들을 초청하면서 현재와 같은 성격의 행사가 됐다.




스톡홀롬 대학의 아드리엔느 소르봄 교수는 지난해 펴낸 '신중한 권력:다보스 포럼은 어떻게 시장 어젠다를 조직하는가'라는 책에서 "제 기능을 못하는 국제기구와 국제적 의제설정이 마비된 상황에서 스스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세상을 쥐고 흔드는 사람들이 모여 패널 토론, 스키 뒤풀이를 하고 어깨를 맞대면서 수년간 다보스포럼이 성공했지만, 포럼의 '취약한 권위'는 '유명인이 되고 싶으면 여기 있어야 한다'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보스포럼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스위스 비정부기구(NGO) '퍼블릭 아이'의 올리버 클라센은 WEF가 후원 기업 1천여 곳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보스포럼 멤버십 비용은 참석 행사 범위에 따라 최저 6만 달러(6천700만 원)에서 최고 60만 달러(6억7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계 인사들에게 목소리를 내고 싶은 학계, NGO 활동가들로서는 꿈도 꾸기 어려운 문턱이다.
클라센은 "슈밥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모든 것을 정당화는 목적이라고 굳게 믿는 것 같지만, 그가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런 사람들의 절대다수는 상업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WEF 운영 책임자인 아드리안 뭉크는 이에 대해 AFP통신에 "WEF는 높은 기준의 거버넌스를 존중한다"면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관심을 존중한다는 뜻이다"라고 반박했다.





다보스포럼은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 지속해서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슈밥 창립자는 시민 사회와 언론에도 문을 개방하면서 비판에 대응했다.
스위스 미디어그룹 브릭의 크리스티안 도레 편집장은 "그런 변화는 자발적인 게 아니었다"며 "슈밥은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포럼은 죽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르봄 교수는 "(포럼에)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너무 비판적이 되면 보노가 아닌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록그룹 U2의 보컬인 보노는 다보스포럼의 '단골손님' 중 한 명이다.
뭉크는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라는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다보스포럼은 당신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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