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대상 이란 마한항공 취항 금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독일 외무부는 이란 마한한공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고, 자국의 안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자국 내 공항 취항을 즉시 금지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마한항공은 2011년 10월 미국 재무부가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이란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재정, 인적·물적 수송에 관여했다면서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던 여러 개인과 회사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타결로 제재에서 벗어났지만 마한항공은 이에 해당되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5월에도 테러리즘 지원에 연루됐다며 마한항공 소속 여객기 12대와 이에 대한 서비스 제공 행위를 제재대상에 추가했다.
반면 유럽 정부들은 이란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마한항공의 자국 취항을 막지 않았다.
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주요국이 핵합의에 서명한 만큼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에 맞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이란과 연대하는 차원에서 이란 항공사의 운항을 허용했던 측면도 있다.
그러나 독일 정부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가운데 일부이긴 하지만 안보를 이유로 이에 사실상 가담한 셈이다.
독일 외무부는 "이란 정보기관의 유럽 내 활동과 관련한 증거가 점점 증가한다"며 "마한항공은 이란혁명수비대와 연결됐고,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수송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 독일 검찰은 15일 독일군의 기밀 정보를 이란 정보기관으로 수년간 빼돌렸다는 혐의로 독일군 고문 자격으로 일하던 독일·아프가니스탄 이중국적자를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는 이 사건이 양국 관계를 해치려는 음모라면서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해 7월엔 독일 정보기관이 이란이 독일 회사와 연구 단체를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확대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미국도 이란을 압박하는 데 동참하라며 독일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주독 미국 대사는 트위터에 "마한항공은 주기적으로 전투원과 군사 물자를 시리아로 날라 알아사드 정권(시리아 정부)을 부추긴다. 왜 이런 항공사가 독일을 오가도록 놔두느냐. 나는 매일 이를 중단하라고 (독일 정부에) 요구한다"는 글을 올려 독일을 압박했다.
마한항공은 현재 테헤란과 독일 뮌헨(주 2회), 뒤셀도르프(주 4회)를 왕복하는 직항을 운항한다.
그 밖에 파리, 바르셀로나, 밀라노 등 유럽 노선도 운항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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