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 동행…헌화하고 특별한 언급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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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흑인 민권 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를 기리는 공휴일을 맞아 워싱턴DC의 킹 목사 기념비를 짧게 방문했다.
AP통신과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이날 오전 11시 넘어 워싱턴 내셔널 몰에 있는 킹 목사 기념비(조각상)를 찾아 헌화했다.
이날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명연설로 널리 알려진 킹 목사를 기리기 위해 연방 공휴일로 제정된 날이다. 미국 사회는 그의 생일(1월 15일) 즈음인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에 그를 추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 "좋은 날이다. 멋진 날이다"라며 "여기에 와줘서 감사하다"고만 짧게 말했다. 다른 발언은 없었으며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등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고 CNN은 전했다. 대통령과 부통령 모두 이날 예정된 공식 일정이 없었다. 다만 이들은 약 2분 뒤 떠났으며 방문 시간은 2분이 채 되지 않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 후 트위터 계정에 "오늘 '마틴 루서 킹 데이'를 기념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기념비를 방문한 것은 큰 영광이었다"며 24초 분량의 방문 동영상을 올렸다. 방문 전에는 킹 목사의 날을 축하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일 행사 참석이나 기념관 방문 등의 일정 없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별장 마러라고로 휴가를 떠나 골프를 쳤다가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바 있다.
펜스 부통령은 20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예산 확보 방침을 옹호하면서 킹 목사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비유했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킹 목사의 문구 중 하나가 '지금이 민주주의의 약속을 실현할 때'라는 것"이라며 "그는 입법 절차를 통해 변화하도록, 더욱 완벽한 연방이 되도록 우리를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정확히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가 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미국 최대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킹 목사의 유산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짧은(quick) 방문은 과거 기념일에 자원봉사하거나 기념비를 찾아간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고 미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통상 미국 대통령들은 이날 기념 발언을 하거나 추모 행사에 참석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고 CNN은 전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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