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김정은 베이징행 이어 김영철·리수용·최선희까지
소식통 "올해 베이징 방문 북한 고위인사 역대 최다 예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새해 벽두부터 북미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이 북한 외교의 전진기지로 뜨고 있다.
22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차 북중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7~10일 베이징을 찾은 데 이어 오는 23일에는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나란히 베이징에 머문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북한 예술단을 이끌고 북·중 문화 교류차 23일 방중하며, 최선희 부상은 스웨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베이징에서 1박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對)러시아 외교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홍철 외무성 부상 또한 지난 19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또한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확정하기 위해 오가는 길에 경유지인 베이징에서 하루씩 머물렀다.
북한의 최고 외교·정책라인이 대외 협상에 나설 때마다 베이징을 방문하거나 거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 베이징이 북한의 외교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에서 항공편으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중국과 러시아밖에 없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올해는 새해 벽두에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과 리수용 부위원장, 최선희 부상 등 고위급 관리들이 하루를 멀다 하고 베이징을 찾으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정보 당국들이 베이징 현지 주재 인력을 늘리며 북한 관리들의 도착 시 동향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미국, 일본 정보당국은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며 사실상 북한의 우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북한 관리들이 북미 협상에 나서는 경우 중국과 어떻게 사전 및 사후 협의를 하고 어느 정도 수준에서 그 결과를 공유하는지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사실상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면서 북한 관리들이 베이징을 경유해 해외로 나갈 때 각별한 의전을 하며 배려하는 거로 안다"면서 "더구나 연초부터 북핵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 당국도 밀려드는 북한 관리들 때문에 곤혹스러워하는 거로 안다"고 말했다.
더구나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이라 북한 측으로서는 더 많은 고위급 인사들이 베이징을 방문해 북·중 우호 관계를 강조하고 교류를 강화함으로써 대미 협상력을 키우려 할 공산이 크다.
다른 소식통은 "북·중 수교 60주년 당시 북한 고위급의 베이징 방문만 50여 차례가 됐던 거로 기억한다"면서 "올해는 북미 협상까지 겹쳐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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