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톱으로 창살 자르고 커튼으로 밧줄 만들어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롬복섬에 다량의 마약을 반입하다 적발된 프랑스 국적의 30대 남성이 현지 구치소를 탈옥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2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 롬복 경찰 구치소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던 프랑스인 펠릭스 도르팽(35)이 탈옥했다.
도르팽은 톱으로 2층 창문의 창살을 잘라낸 뒤 커튼 등으로 만든 밧줄을 이용해 구치소를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당국은 도르팽이 아직 롬복섬을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항만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도르팽은 작년 9월 21일 여행 가방 내 비밀공간에 4㎏ 상당의 코카인과 엑스터시, 필로폰 등을 숨긴 채 입국하다 롬복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인과 자국인을 가리지 않고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에 처하며, 마약을 유통하다 적발되면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2015년에는 호주, 브라질,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출신 외국인 등 마약사범 14명을 총살했고, 2016년에도 자국인 1명과 나이지리아인 3명을 총살해 당사국과 외교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다만 현지 검찰이 도르팽에게 사형을 구형할 예정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교정시설에선 비위생적 환경과 수용인원 초과, 허술한 재소자 관리 등 문제 때문에 재소자가 탈옥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2017년에는 롬복섬과 인접한 발리의 크로보칸 교도소에서 외국인 죄수 4명이 직경 60㎝, 길이 12m의 땅굴을 통해 탈출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이 중 두 명은 배를 타고 동티모르로 달아났다가 사흘 만에 체포됐다.
하지만 호주인 숀 에드워드 데이비슨 등 두 명은 도주에 성공했으며, 이후 데이비슨은 네덜란드와 덴마크, 독일 등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인도네시아 당국이 자신을 잡지 못한 것을 비웃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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