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이른바 '트럼프 타워 회동'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팝 가수 에민 아갈라로프가 미국 순회 공연을 막판에 취소했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26일 뉴욕을 시작으로 미국 4대 도시를 순회하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던 아갈라로프가 이를 포기한 것은 로버트 뮐러 특별검사와 미국 의회가 증인으로 소환할 경우를 우려한 때문이다.
그의 변호사인 스코트 발버는 지난주 이 문제를 둘러싼 협상이 결렬됐고 21일 공연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이는 우리가 가진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아갈라로프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공연 취소 사실을 알리면서 "내 통제를 벗어난 여건 탓"이었다고 설명했고 뮐러 특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아갈라로프와 특검 양측은 지난해 여름 면담 조사와 관련된 협상을 중단했다가 미국 순회 공연을 앞두고 대화를 재개한 상태였다.
발버 변호사는 아갈라로프가 면담 조사에는 자발적으로 응하기를 원하지만 증인으로 소환되는 데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 혹은 의회 어느 쪽에서 증인 소환을 요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타워 회동은 2016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대본부장인 폴 매너포트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정보를 준다는 약속을 받고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의혹을 받는 러시아인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와 만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에민은 억만장자 사업가인 아버지 아라스 아갈라가로프가 이끄는 건설·부동산 개발 전문기업인 크로쿠프 그룹의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부자와는 2013년 9월 모스크바에 열린 트럼프 그룹 주최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후원하면서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친분을 다진 에민 아갈라로프는 한때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빈번한 교류를가졌고 미국 대선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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