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통과노선 환경부와 줄다리기…도, 미시령터널 직하부 제시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요구로 사업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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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건설사업 조기착공이 사실상 무산됐다.
강원도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한 미시령터널 지하 노선에 대해 환경부가 '보완'을 요구하면서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2016년 7월 국가재정사업으로 확정,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이후 2년 반이 넘도록 설악산 통과노선을 놓고 환경부와 줄다리기로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7월 다양한 대안 노선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도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으며 도는 지난해 11월 1일 동서고속화철도 설악산 통과노선으로 미시령터널 지하화를 제시했다.
국립공원인 설악산 생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미시령터널 아래 지하로 9.2km를 통과하는 노선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최근 국립공원에 꼭 설치해야만 하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또다시 보완을 요구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한 미시령터널 지하화와 설악산 우회 노선이 환경 영향 측면에서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의 타당성 검토에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인 추가 대안을 검토해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동해북부선(강릉∼제진) 등과 연계해 설악산과 군부대 등을 우회하는 대안 노선을 검토하라는 주문이다.
지난해 7월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반려되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도는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전략환경영향평가 재협의가 늦어진 데 이어 환경부가 추가 보완을 요구하자 난감해하고 있다.
도는 설악산과 군부대를 우회하면 노선 연장과 사업비 증액이 예상된다며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미시령터널 직하부를 통과하는 지하화를 재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동해북부선 연계 우회 노선 시 국립공원과 군부대를 우회하면 노선이 9㎞가량 증가하고 사업비도 1천547억원이 증액돼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난항이 예상된다.
국립공원 우회 시 애초 계획대비 사업량이 30% 이상 변경(23.9㎞ 구간)돼 주민 설명회 등 재실시로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된다.
도 관계자는 22일 "여러 가지 대안 노선 중 국지도 56호선 미시령터널 직하부를 통과하는 노선이 최적 안으로 판단된다"며 "다른 우회 노선도 검토하겠지만 2월까지 보완서를 제출하는 등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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