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퇴출 축구 감독, U-16 女대표팀 때도 유사 전력으로 해임

입력 2019-01-22 21:10  

성폭력 퇴출 축구 감독, U-16 女대표팀 때도 유사 전력으로 해임
여직원에 성적 불쾌함 주는 문자 보냈다가 퇴출…1년 후 경주한수원 감독 맡아
축구협회, 진상조사 위해 긴급조사팀 급파키로…산하 단체 선수 피해 전수조사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지난해 성폭력 사실이 확인돼 여자실업축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에서 퇴출당한 감독이 16세 이하(U-16) 대표팀 감독 시절에도 비슷한 전력으로 해임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감독은 선수단 소속의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확인되면서 시즌 중이던 지난해 9월 계약 해지를 당했다.
이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전임지도자 시절에도 비슷한 전력으로 해임당한 적이 있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 그는 16세 이하(U-16) 여자대표팀 사령탑이던 2016년 1월 축구협회로부터 해임을 당했다.
해임 사유는 협회 여직원에게 성적인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낸 것이며, 그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철퇴를 맞았다.
2010년부터 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한 그는 2014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코치를 지냈고, 이듬해 U-16 감독에 올랐다.
그러나 2015년 말 전임지도자 재계약에 성공하고도 결국 성희롱 사실이 확인돼 전임지도자에서 퇴출당했다.
그는 이 사실을 숨기고 2016년 창단한 여자실업팀 경주 한수원 감독 공모에 신청했고, 이듬해 3월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당시 구단에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여자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경주 한수원이 그 감독의 성희롱 해임 사실을 알았다면 선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성폭력 사건이 터진 후 초중고교와 대학, 실업 여자선수들의 피해 사례를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준비해왔다.
협회는 이런 과정에서 A감독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지자 23일 경주 한수원 선수들이 전지훈련 중인 제주도로 '긴급조사팀'을 급파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일단 선수들 면담을 통해 사실 확인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조사팀은 협회 변호사와 심리상담 전문가인 대학교수, 김정선 여자축구연맹 사무국장 등 여성 3명으로 꾸렸고, 이들이 직접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를 면담할 예정이다.
협회는 아울러 A감독이 전임지도자를 맡았던 2014년과 2015년에도 U-20, U-16 여자대표팀 선수 가운데 동일 사례 피해자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기로 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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