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플랜 B' 담은 결의안에 수정안 제출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브렉시트(Brexit) 제2 국민투표 개최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2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및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노동당은 전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 결의안(motion)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앞서 하원이 지난 15일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시키자 메이 총리는 21일까지 '플랜 B'를 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이 지난해 제정한 유럽연합(EU) 탈퇴법 제13조에 따르면 의회 승인투표가 부결되면 정부가 향후 조치를 제안하는 성명(statement)을 발표하고 이를 결의안(motion) 형태로 의회에 제안해야 한다.
메이 총리는 21일 하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향후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서 의회 발언권 확대, '안전장치'(backstop) 관련 재협상, 노동권 및 환경 관련 기준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노동당은 제2 국민투표 개최 여부 등을 의회에 묻는 내용의 결의안 수정안을 내놨다. 메이 총리의 '플랜 B'에 맞선 노동당의 대안인 셈이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이를 상정하면 오는 29일 하원에서 표결을 진행하게 된다.
노동당의 수정안은 영국이 아무런 미래협정을 맺지 못하고 EU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옵션에 관해 표결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노동당이 제시하는 옵션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노동당은 그동안 주장해 온 EU 관세동맹 영구 잔류 여부에 대해 하원이 표결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로 브렉시트 합의안이나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제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개최하는 방안의 입법화를 의회 표결로 결정하자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 관계자는 만약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가 열린다면 EU 잔류 역시 투표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노동당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다만 수정안은 노동당 지도부가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지지하는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노동당의 수정안은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풀고, '노 딜'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한 옵션에 관한 것"이라며 "국민투표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노동당의 대안이 주목받을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동당은 지난해 연례 전당대회에서 브렉시트 전략과 관련해 우선 조기총선을 추진하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제2 국민투표를 비롯한 모든 옵션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확정했다.
코빈 대표는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정부 불신임안 부결로 조기총선 가능성이 작아지자 이번 결의안 수정에 찬성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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