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일대일로' 해안철도사업 中업체와 계약 취소"

입력 2019-01-23 09:54   수정 2019-01-23 13:35

"말레이, '일대일로' 해안철도사업 中업체와 계약 취소"
싱가포르지 보도…"사업계획 대폭 축소…새 사업자 물색"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중국 건설사와 체결했던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공사계약을 취소하고 새 사업자를 찾고 있다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정부와 시공사인 중국교통건설(中國交通建股·CCCC)이 진행하던 협상이 전날 결렬됐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810억 링깃(약 22조1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를 400억 링깃(약 11조원) 수준으로 줄이고 현지 기업의 참여비율을 높일 것을 요구했지만, CCC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계약 취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CCCC는 이와 관련한 질의에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중국과의 협상을 주도해 온 다임 자이누딘 전 말레이시아 재무장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ECRL 관련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되도록 빨리 협상이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CRL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해 온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말레이반도 동부 툼팟에서 서부 해안 클랑 항(港)까지 668㎞ 구간을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이 사업을 통해 중국은 미군기지가 있는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 중동 원유를 수송할 통로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작년 5월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친중(親中) 성향의 전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현 집권당은 같은 해 7월 ECRL 사업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토지수용 비용 등을 고려하면 당초 550억 링깃(약 15조원)으로 예상됐던 사업비가 810억 링깃까지 치솟는 데다, 수익성도 의심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와 관련해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달 초 현지 중문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과) 공식적·비공식적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데 중국이 동의할 경우 ECRL 사업이 재개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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