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난색'… 합의 도출 쉽지는 않을 듯
현재 심사 선정 방식은 '승자독식 구조…탈락 지자체 정치적 타격 불가피
(광주·나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한국전력이 광주·전남 상생을 위해 한전공대 부지를 분산배치하는 등 합의 추천 방안이 "여전히 유효한 방안"이라고 거듭 밝혔다.
단 현재 진행 중인 한전공대 입지 심사결과 발표가 완료되기 이전, 광주·전남 지자체의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데다 시도 간 입장차가 커 합의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전의 한전공대설립단은 "현재 한전공대 입지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지자체 합의 추천 우선'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23일 밝혔다.
한전은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중간용역보고서가 도출된 이후 한전공대 입지선정 방법을 ▲ 광주·전남의 합의 추천 ▲ 용역 내 전문가집단 선정 등 두 가지로 압축했다
입지선정 심사 절차를 끝까지 진행할 예정이지만, 언제라도 광주·전남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한전 측은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대학부지 40만㎡와 클러스터 40만㎡ 등을 현재 진행하는 부지선정 심사결과에 따라 배치하고, 부지유치에 실패한 지자체에는 대형연구시설 40만㎡를 따로 떼 배치하는 이른바 '한전공대 분산배치' 방안이다.
한전은 심사를 통한 부지선정 방식은 결국 탈락 지자체가 나올 수밖에 없고 광주·전남 상생 정신도 훼손하는 만큼 지속해서 한전공대 분산배치를 대안으로 제시해왔다.
한전공대설립단 관계자는 "한전공대 분산배치 등 양 지자체 합의를 전제한 부지 추천은 광주·전남 상생을 원하는 한전 측이 지속해서 바라던 내용이다"며 "부지심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자체 합의 추천이 우선'이라는 대전제는 변하지 않는 원칙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8일 한전공대 입지선정 결과 최종 발표 이전까지 지자체의 합의가 도출되면, 심사를 종료됐더라도 지자체 합의를 존중해 합의 추천 내용 최우선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광주·전남 지자체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전 측이 지난해 9월 한전공대 중간용역보고 이후 지속적으로 분산배치 등 지자체 합의 도출을 제안했지만, 광주시와 전남도는 부지유치를 위한 경쟁에 집중하느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립단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까지 합의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돼, 심사를 통해 한전공대 입지가 선정되면 탈락 지자체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심사 방식은 말 그대로 승자독식(勝者獨食)이 되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심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른바 '한전공대 쪼개기'는 있을 수 없다"며 "경쟁을 통한 한전공대 유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용역사 사무실에서 각 지자체 후보지 6곳에 대한 비공개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각 3곳 후보지에 대한 발표를 30분 동안 진행하고, 심사위들의 질의에 30분 동안 답했다.
심사위원회는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총 1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PT 참석자도 지자체별 3명으로 한정했다.
참석자는 "각 지자체가 추천부지에 대한 장점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치열하게 발표가 진행된 것 같다"며 "현장실사도 차질 없이 준비해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오전에는 광주시 추천부지 3곳, 오후에는 전남도 추천부지 3곳에 대한 현장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종 선정 부지 발표는 28일 오전 서울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오전 11시에 열리는 '한전공대 범정부 지원위원회' 본회의에서 용역사의 한전공대 부지심사위원장이 각 지자체 1순위 후보지 총 2곳에 대한 심사결과를 비공개 보고하고, 회의가 끝나면 심사위원장이 공개 발표할 예정이다.
한전공대 부지유치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광주시와 전남도는 탈락한 지자체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단체장의 참석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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