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운재정비 사업 연말까지 재검토…노포·전통 있는 곳은 '보존'
강맹훈 실장 "2014년 계획 수립 때와 사회 흐름 달라져…철거 지역은 예정대로"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23일 을지로 일대 재정비사업 재검토 방침과 관련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노포 등 생활유산은 행정적으로 강제철거를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기자브리핑에서 "2014년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사업 계획 때와는 사회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시민 인식도 달라졌다"며 재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2015년 역사도심기본계획에서 지정된 문화유산은 강제 철거되지 않도록 행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을지면옥 강제철거 안 한다"…세운상가 노포 보존 추진 / 연합뉴스 (Yonhapnews)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1·4·5 구역은 이미 철거 중인데 어떻게 할 것인가.
▲ 철거 지역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할 예정이다.
-- 유무형의 생활유산은 보존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서울시가 생활유산을 지정하는 기준이 있나.
▲ 오래된 가게나 역사나 전통이 있는 곳은 2015년 역사도심기본계획에서 실태 조사를 거쳐서 생활유산으로 지정했다. 현재 을지면옥, 을지다방, 양미옥, 조선옥 등이 생활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생활유산은 강제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유도한다. 생활유산이 포함된 지역은 일단 연말에 종합대책이 나올 때까지 이해관계자와 협의할 계획이다.
-- 토지주 동의를 받고 재정비가 진행 중인 구역인데 왜 이제 와서 보존하겠다고 하나.
▲ 2014년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사업 계획 수립 당시에는 2009년 계획의 문제점을 우선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일괄철거로 인해 도심 물길과 옛 도시조직이 없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단위를 쪼개고 물길을 보존하는 쪽으로 했다. 추진하면서 보니까 사회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시민 인식도 달라졌다. 을지로나 세운상가는 낙후되고 빈집도 많고 위험한 지역도 있지만 '커피한약방'(을지로 유명 커피숍)처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곳도 있다. 생각지 못했던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에 변화에 맞추기 위해서 여러 의견을 듣고 계획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 을지면옥 논란 이후 가게별로 입장이 정리됐나.
▲ 구체적인 조사는 중구청이 하고 있다. 을지면옥은 토지소유주이면서 영업하고 있다. 그분은 소송까지 가면서 (재정비)구역에 포함된 것을 반대하고 있다. 양미옥 업주는 세입자이고, 토지 소유자는 다르다. 소유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양미옥 자체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일단 생활유산이 포함된 지역은 강제철거를 방지할 계획이다. 충분한 의견을 듣고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다.
-- 재개발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 을지면옥과 양미옥은 재개발로 인한 강제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제철거 예방을 위한 여러 행정 대책이 있다. 다음 절차인 관리처분인가에서 그것(점포)을 지킬 수 있는 조건을 부여할 예정이다. 사업계획에 포함된 부분은 이해관계자와 구역조정이나 절차를 협의할 예정이다. 개별 의사에 반해서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의 보존 의사에 반해서 강제로 철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지역은 연말까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 사업 지연에 따른 토지주 보상 대책은.
▲ 그분들이 소송도 할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은 중구청과 공동 대응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다. 큰 원칙은 생활유산이 법적으로 철거요건이 된다고 해도 강제 철거되지 않도록 행정적으로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은 다시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하나.
▲ 5년마다 계획을 재정비하는 경우가 있다. 2014년에 발표했는데 앞으로 세운재정비촉진계획의 전반적인 내용을 재검토할 것이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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