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보였지만 본격적인 경기 회복 조짐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전기 대비 증가율은 1.0%로 애초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낸 보고서에서 "4분기 성장률은 정부가 만든 '서프라이즈'"라며 "올해도 내수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정부가 성장을 견인하고 민간 소비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한국 경제는 점진적인 하락을 지속하면서 연 2.4%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의 깜짝 성장세가 정부의 재정지출이 주도한 일시적 반등일 뿐 경기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희성·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내수에서 정부 성장기여도가 1.2%포인트로 민간 기여도(0.3%포인트)를 크게 상회했다"며 "성장률 반등은 정부지출 확대에 따른 착시효과에 불과하며 민간 소비·교역 부진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 성장률을 경기 반등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1분기 말~2분기 초를 기점으로 중국의 부양책이 본격화돼 경기가 반등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2.6%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김찬희·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작년보다 9.7% 늘어난 '슈퍼 예산', 정부의 정책 기조 조율·변화 조짐을 고려하면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외 여건이 완화되면 올해 2% 중반의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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