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사태' 짐바브웨 대통령 야권에 대화 제안…"폭력진압 조사"

입력 2019-01-23 16:09  

'소요사태' 짐바브웨 대통령 야권에 대화 제안…"폭력진압 조사"
유럽·아시아 순방 일정 취소하고 급거 귀국…"군경 불복종 심각"
인권단체 "시위 과정서 12명 사망, 78명 총상…폭행·고문도 240건"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유류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민중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이 군·경의 시위 폭력 진압에 대해 조사를 약속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국민 대화'를 요청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음낭가과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성명에서 "진압 병력의 불복종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필요하다면 이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압 부대의 폭력과 비행은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며 이는 새 짐바브웨에 대한 배신이기도 하다"면서 "이에 대해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유류 가격 인상 정책은 "해야 할 일"이라고 두둔했고,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한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주 유럽과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음낭가과 대통령은 연일 지속하는 시위와 이에 대한 폭력 진압으로 정국이 불안정해지자 순방 일정을 축소하고 21일 급거 귀국했다.
애초에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야권은 음낭가과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시간을 벌기 위한 '술책'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야당인 민주변화운동(MDC)을 이끄는 넬슨 차미사는 "음낭가과 대통령의 대화 시도는 무산됐고 조롱받았다"면서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대화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초 표면화된 민중시위는 음낭가과 대통령이 미국 달러화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는 짐바브웨의 통화 부족 사태를 해결하고자 연료값을 2배 이상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24달러에서 3.31달러로, 디젤유는 리터당 1.36달러에서 3.11달러로 올리자 생활고에 직면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투입한 군경이 폭력적으로 시위를 진압하면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지 인권단체에 따르면 시위 과정에서 12명이 숨지고 상당수가 부상했다. 특히 시위 참가자 가운데 78명은 총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총 240건의 폭행·고문 피해가 보고되는 등 인권 유린 상황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정치인 5명을 포함해 약 700명이 체포돼 여전히 구금돼 있다.
짐바브웨 정부 산하 인권위원회도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적어도 8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으며 군·경이 조직적인 고문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군·경이 야밤에 민가를 습격해 성인·아이 가릴 것 없이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경은 일부 민간인이 탈취한 군·경 제복을 입고 돌아다니면서 불법 행위를 일삼고 있다면서 진압 과정에 어떠한 잘못도 없다고 부인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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