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美 재무부 제재 경고로 러시아항 입항 금지당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 21일 크림반도 인근의 케르치 해협에서 발생한 2척의 연료 운반 탱크선 화재 사고는 미국의 제재 경고로 러시아 항에 입항하지 못한 한 선박이 공해상에서 다른 선박으로부터 액화가스를 옮겨싣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앞서 21일 저녁 오후 6시(현지시간)께 크림반도 동쪽 타킬 곶에서 28km 정도 떨어진 케르치 해협 입구 쪽 공해상에 임시 정박 중이던 탄자니아 선적 연료 운반선 '칸디'(Candy)호와 '마에스트로'(Maestro)호에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한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연료를 옮겨싣던 과정에 폭발이 일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마에스트로와 베니스(Venice/Candy로 개명)는 지난해 11월 미국 재무부가 시리아에 연료를 공급한 혐의로 잠재적 제재 대상에 올린 35척의 선박 목록에 포함됐다.
하지만 두 탱크선은 미 재무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운항을 계속했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해 12월 이에 대해 보도하자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의 액화석유가스(LPG) 선적항인 템륙항은 마에스트로호의 입항을 금지했다.
베니스호는 선명을 칸디로 바꿔서 입항 금지를 면할 수 있었다.
로이터 통신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탱크선 칸디가 템륙항에 입항해 LPG를 선적한 뒤 공해상에서 마에스트로에 환적을 시도하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해상에서의 연료 환적, 특히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겨울에 연료 환적을 시도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 회사가 사실상의 소유주로 알려진 2척의 사고 탱크선에는 터키인과 인도인 선원 32명이 승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전체 선원 가운데 12명이 구조되고 10명은 사망했으며 10명은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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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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