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거리핵전력조약 위반 논란 '9M729' 순항미사일 공개

입력 2019-01-23 22:22  

러, 중거리핵전력조약 위반 논란 '9M729' 순항미사일 공개
서방국 초청 브리핑…러 외무차관 "美, INF 탈퇴 정해진 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이 경고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이행 중단 시한이 다음달 초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가 23일(현지시간) 서방국 무관과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열고 미국의 조약 탈퇴 부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와 외무부는 이날 모스크바 서쪽 외곽의 군사공원 '파트리옷'(애국자)으로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무관들과 기자들을 초청해 INF 관련 합동 브리핑을 열었다. 미국 대표는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 군비통제 담당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입장이나 행동에 관계없이 INF 조약을 탈퇴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INF를 탈퇴하려는 진짜 이유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 의해 지정학적 적국으로 지정된 국가들에 맞서는 수단 선택에서 완전한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INF를 위반한 9M729 순항미사일을 폐기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는 미국의 주장과는 달리 러시아는 INF 조약을 위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조약 이행 중단 시한으로 정한 2월 2일 이후에도 미-러 양국은 INF 이행 의무를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러시아 측은 브리핑에서 9M729 미사일 실물을 공개하고 이 미사일이 INF 조약을 위반한 것이 아님을 역설했다.
러시아군 관계자는 9M729 미사일은 '이스칸데르-M' 시스템에 포함되는 9M728 미사일의 개량형이라면서 9M728 보다 좀 더 강력한 탄두와 타격 정밀도를 높이는 새로운 조종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량 이후 9M729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오히려 10km가 줄어 480km라면서 INF 조약상의 사거리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017년 초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9M729 노바토르' 순항미사일(나토명 SSC-8)의 사거리가 2천~5천km로 INF를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9M729의 사거리가 500km를 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9M729는 러시아가 2000년대 말 개발한 순항미사일 9M728(R-500) 순항미사일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며 R-500과 마찬가지로 '이스칸데르-M' 미사일 시스템의 이동식 발사대에 실려 발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세한 제원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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