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조해주 임명'에 한국당 국회 보이콧…정국 경색 심화

입력 2019-01-24 20:10  

문대통령 '조해주 임명'에 한국당 국회 보이콧…정국 경색 심화
靑 "선관위 공백 최소화", 민주 "정쟁국회" vs 한국당 "좌파 독재"
2월국회 불투명 등 올스톱 우려…민생경제법안·선거제개혁 표류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보경 박경준 기자 = 민생·경제를 화두로 막 오른 2019년 정국이 연초부터 삐걱거리더니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임명을 계기로 한층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정치 편향 논란에 휩싸인 조 위원을 사실상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하자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여의도 정국 경색이 급격히 심화했다.
김태우·신재민 폭로 사건,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조 위원 임명 강행을 계기로 정점을 찍은 모양새다.
당장 한국당은 조 위원 임명을 규탄하고 이날 오후부터 국회 일정 보이콧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기에 한국당은 조 위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데 바른미래당과 공조 체제를 구축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야당의 격한 반발로 '개점휴업' 상태인 1월 임시국회가 성과 없이 끝나는 것은 물론 2월 임시국회도 개회 자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당이 선거제 개혁 이슈를 다루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일정도 보이콧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혀 정국 향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한국당이 공조해야 할 바른미래당을 비롯해 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 개혁에 사활을 거는 만큼 이들 야 3당이 한국당의 이런 스탠스에 동조할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이에 따라 사안별로 민주당과 한국당, 야 3당의 중층적 대립 양상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따라 정국 경색의 심화 또는 완화 수위가 달라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본관에서 조 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조 위원의 '정치 편향' 논란에 따른 여야 대립에 국회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이 이뤄진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고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 후보자를 선관위원으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야당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향후 여야 관계의 급랭을 예고했다.
한국당은 오후 긴급 의원총회에서 조 위원의 임명 강행을 규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야당의 얘기를 철저히 무시하는 청와대와 더 같이 정치를 할 수 없다"며 2월 임시국회는 물론 추후 국회 일정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당은 조 위원 임명 강행에 더해 김태우·신재민 폭로, 손혜원 의원 의혹 등을 '권력농단 사건 및 좌파 독재'로 규정하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에서 "청와대와 여당의 명백한 '국회 방해'이며 헌법 파괴 폭주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조 위원이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 캠프의 특보로 임명된 과정을 문제 삼는 야당의 정치공세가 잘못이라며 반격했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이 지난해 12월 21일 국회에 제출되었음에도 한국당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했다"면서 "2월 국회 없다"는 발언은 '정쟁 국회'는 있어도 '민생평화 국회'는 없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이런 대치 속에 한국당의 일정 보이콧으로 2월 국회 개회가 불투명해 각 당이 추진하는 민생·경제 입법 작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당장 정부·여당이 조속히 처리하려는 체육계 성폭력 재발방지법, 공정경제 관련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등의 입법 작업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나아가 한국당의 보이콧 대상에 정개특위 일정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선거제 개혁 논의 역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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