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2019 아카데미상(오스카)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로마'(Roma)에 출연한 멕시코 배우가 미국 입국을 세 차례나 거부당해 다음 달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이 어려워 보인다고 미 연예매체 배니티페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마'에서 가라테를 좋아하는 페르민 역으로 열연한 호르헤 안토니오 게레로(23)는 지난해 몇몇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멕시코 주재 미 대사관에 세 차례에 걸쳐 비자(입국사증)를 신청했으나 모두 거부됐다고 말했다. 거부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게레로는 미 대사관에 자신이 골든글로브나 오스카 같이 큰 영화 행사에 참석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영화 제작자가 써준 추천서도 들이 밀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을 인터뷰한 미 대사관 직원이 화를 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게레로가 수상 후보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스카에 무려 10개 부문이나 후보에 오른 영화의 출연 배우에게 시상식 참석이 불허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배니티페어는 전했다.
'로마'는 미국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의 투자로 제작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반(反) 이민 행정명령으로 이슬람권 영화인들이 미국에 입국하지 못한 경우는 더러 있다.
2017년 다큐멘터리 '화이트 헬멧'의 제작자와 촬영감독인 라에드 살레, 칼레드 하티브는 시리아 국적이라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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