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등에 업은 마두로, 美압박 속 '건재 과시'…정국 시계제로

입력 2019-01-25 09:29  

군부 등에 업은 마두로, 美압박 속 '건재 과시'…정국 시계제로
軍장성·대법원 잇단 충성 맹세…美, 2천만弗 지원해 과이도 측면 지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재임 후 국내외의 퇴진 압력에 직면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군부와 좌파 국가들의 옹호 속에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반(反) 마두로' 국제 우파 전선의 선봉에 선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면서 계속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어 정국의 혼돈은 점점 더 심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법원의 사법 연도 개시 기념식에 참석해 "야권의 쿠데타에도 계속해서 집권하겠다"며 사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재확인했다.
전날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함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이후 하루 만에 공식 행사에 참석해 자신에 대한 퇴진 압박에 단호하게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그는 전날에도 과이도 의장의 '셀프 대통령' 선언 후 대통령궁 테라스에서 측근들을 대동한 채 지지자들의 친정부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마두로가 집권 의지를 과시한 배경에는 대내적으로 군부와 대법원, 대외적으로 오랜 우방인 러시아, 중국 등의 지원 사격이 깔려 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장성들을 대동한 채 기자회견장에 나와 마두로 대통에 대한 충성과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과이도 국회의장은 민주주의와 헌법, 마두로 대통령을 거스르는 쿠데타를 시도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파드리노 장관의 뒤를 이어 8명의 장성이 차례대로 나와 마두로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되풀이했다. 이런 모습은 국영 TV를 통해 고스란히 방영됐다.
야권과 국제 우파 사회가 벌이는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의 성패가 군부의 움직임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군부가 의심의 여지 없이 마두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마두로는 군 고위 인사에게 정부의 최대 돈줄인 국영 석유 기업의 요직을 맡기거나 각종 이권을 주는 방식으로 군부를 지지 기반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써왔다.


친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대법원도 마두로의 합법적인 권위를 두둔했다.
마이켈 모레노 대법원장은 "베네수엘라에서 외국 정부들의 동의 아래 쿠데타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선출직을 강탈하기 위한 어떤 비헌법적인 주장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핑크타이드'(온건 좌파 물결) 퇴조로 우파 정권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중남미에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러시아 크렘린궁과 외무부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위기에 대한 개입을 내정 간섭이라고 비판했고, 중국 외교부도 정례 브리핑에서 "외부 세력이 베네수엘라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남미에서는 쿠바와 볼리비아 등이 위기로 내몰린 마두로를 합법 대통령으로 인정하며 힘을 실어줬다.
반면 미국은 이날 2천만 달러(약 226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 의사를 밝히며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과이도 국회의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마두로가 아닌 과이도의 요청에 인도적 지원을 함으로써 과이도를 실질적 국가수반으로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식품과 생필품 부족 속에 야권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또 혼란이 극심한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하고 압박 강도를 높일 태세다. 마두로 정권으로 흘러드는 자금원을 봉쇄하는 전략도 강구 중이다.
마두로 대통령이 대화를 강조하면서 국내외의 퇴진압박 진영과 극단적인 충돌을 피하고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된다.
마두로는 대법원 행사에서 "멕시코와 우루과이 정상이 전화 통화에서 제안한 야권과 대화를 통한 정치 위기 해결 방안에 동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진과 재선거를 둘러싼 마두로와 과이도 간 입장차가 워낙 큰 상황이라 대화 제스처는 국면 전환용 전술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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