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악·1100고지 등 비교적 수월한 '눈꽃 등반지'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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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이번 주말 제주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다소 흐린 날씨를 보이겠다.
산지의 경우 그간 내린 눈에 금요일(25일) 밤부터 내릴 1∼3㎝의 눈이 더해져 겨울을 만끽할 수 있겠다.
한겨울 등반객 누구나가 눈꽃이 활짝 핀 한라산 정상을 오르고 싶어한다.
백록담으로 가는 왕복 8∼9시간 코스가 체력적으로 부담스럽지만 겨울 한라산의 절경을 감상하길 원하는 이들에게 부담이 덜한 설경 포인트 몇 군데를 소개한다.
◇ '은반'으로 변한 사라오름에
은반으로 변한 사라오름의 산정호수가 당신을 탐라의 겨울로 초대한다.
한라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뻗어 내린 사면부의 해발 1천338m 고도에 위치한 사라오름은 오름 분화구에 물이 고여 둘레 250m가량의 호수가 있는데, 추운 겨울엔 얼어 얼음 호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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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호수 주위로는 새하얀 눈꽃을 피운 산딸나무, 굴거리나무, 꽝꽝나무, 주목, 서어나무, 고로쇠나무, 팥배나무, 아그배나무 등이 겨울 왕국의 모습을 연출한다.
사라오름은 백록담을 제외하곤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 오름이기도 하다.
사라오름에선 전망이 막혀있지 않아 한라선 정상과 함께 수많은 제주의 오름들을 조망할 수 있다.
사라오름은 성판악 등산로를 이용해 접근 가능하다.
성판악 입구로부터 5.8km 지점 갈림길에서 사라오름 방향 표지판을 따라 600m를 더 가면 된다.
왕복 4∼5시간 정도 걸리는 짧지 않은 거리지만 한라산 정상까지의 등반이 부담스럽다면 사라오름 구간은 탁월한 대안이다.
호수를 둘러 목재 데크 산책로가 있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다만, 겨울 등산을 할 때는 준비물을 잘 챙겨가야 한다.
저체온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칼바람을 막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방한·방풍복을 반드시 챙겨입어야 한다.
땀이 나며 옷이 젖어 체온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가벼운 소재의 여벌 옷과 양말도 가져가야 한다.
눈이 쌓여 미끄러워진 등반로를 오르려면 등산화와 아이젠이 꼭 필요하다.
등산화 안으로 눈이나 빗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스패츠도 준비하는 게 좋다. 이게 없으면 동상에 걸리기 십상이다.
등산 스틱, 장갑, 초콜릿 등 열량이 높은 비상식량, 식수도 챙겨가야 한다.
눈이 많이 내려 대설특보가 발효되면 탐방로가 일부 또는 전면 통제될 수 있다.
사전에 기상예보와 탐방로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여러 명이 함께 오르는 것이 좋다.
◇ 더 쉽게 만나는 한라산의 겨울…어승생악·1100고지
겨울 한라산과 산지는 해발고도가 높아 눈이 많이 쌓인다.
운이 좋아 눈이 내리면 굳이 한라산 정상을 향하지 않아도 설경을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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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오름까지 왕복 4∼5시간 산행이 버겁다면 어리목 코스 입구의 해발 1천169m 어승생악을 올라보는 것도 좋겠다. 성인 걸음으로 왕복 2시간 안팎이면 다녀올 수 있다.
어승생악 정상에 오르면 하얀 옷을 갈아입은 한라산의 모습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이밖에 등산을 하지 않고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로 1100고지, 어리목 광장, 516도로의 제주마방목지 등이 꼽힌다.
산간에 많은 눈이 내리고 나면 이곳은 신나게 눈썰매를 타거나 눈사람을 만들며 즐겁게 지내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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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고지에는 한라산을 상징하는 노루 동상과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제주 출신 산악인 고상돈의 동상과 기념비가 서 있다.
정자 모양의 전망대에서는 새하얀 한라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중산간의 야트막한 언덕에 쌓인 눈이 녹지 않는다면 천연 눈썰매장에서 썰매도 탈 수 있다.
◇ 토요일 한때 산지에 눈…일요일은 흐려
토요일인 26일 아침 최저기온은 2도, 낮 최고기온은 5∼8도로 예상된다.
다소 구름이 낀 날씨 속에 눈이 다소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떨어지겠다.
27일 일요일엔 아침 최저기온이 2도, 낮 최고기온은 10도로 예상되며 역시 구름이 다소 끼겠다.
이번 주말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전 해상에서 2∼4m로 높게 일겠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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