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체부 장관 "스포츠 가치의 패러다임 바꾸겠다"

입력 2019-01-25 12:31   수정 2019-01-25 12:43

도종환 문체부 장관 "스포츠 가치의 패러다임 바꾸겠다"
"국위 선양 이바지 대신 공정한 경쟁·결과에 승복 분위기 조성"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체육계에서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 폭로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성적 지상주의에 기반을 둔 엘리트 체육 중심에서 벗어나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도록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도종환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후 개최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 브리핑에서 "스포츠가 국위 선양에 이바지하는 것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경쟁하며,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고, 상대를 존중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분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체육계 비리' 한국체대 성폭력 사안 등 종합감사" / 연합뉴스 (Yonhapnews)
도 장관은 또 엘리트 교육 위주의 선수 육성시스템 개선을 위해 대한체육회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스포츠혁신위원회를 통해 제도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로부터 국가 시설인 진천선수촌에서 발생한 것과 관련해 "진천선수촌을 관리하는 선수촌장 등의 책임이 크다"면서 "배상 문제는 경찰 수사가 이뤄지는 상황을 보고 추후 논의하겠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도종환 장관과 일문일답.
-- 합숙훈련 폐지 등 학교 운동부 해체 수순을 너무 빨리 밟고 있는 것 아닌가. 방향은.
▲ 운동부 지원을 축소하는 건 아니고 선수들이 지금처럼 폭력적인 구조 속에서 운동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운동할 수 없는 교육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연맹에 대해 지원을 중단하는 부분은 선수에게 피해가 가지 않으면서 문제점을 고쳐나가는 방식으로 하겠다. 학교체육 정상화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겠다.
-- KOC 분리에 대해 추진 방향은.
▲ 대한체육회도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1946년부터 1968년까지 양 단체가 분리돼 운영되다가 통합됐고, 분리, 통합을 반복해왔다. 이탈리아 등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나라가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다. IOC 등의 견해를 존중하면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엘리트 체육 개선이 단기적으로는 성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데.
▲ 스포츠혁신위원회를 만들어 민간에서 위원장을 맡고 정부는 차관급을 참여시키겠다. 문체부, 여가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등을 포함해 다양한 제도 개혁에 관한 방향을 논의하겠다. '금메달과 국위 선양을 포기하는 거냐' 등의 말이 나올 수 있겠지만 스포츠 가치를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1월 중에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
-- 긍정적인 측면의 방안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 전체적인 패러다임을 엘리트 중심에서 스포츠가 추구하던 진정한 가치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스포츠가 국위 선양에 이바지하는 게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하고,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고, 상대를 존중하며, 결과에 승복하는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축구를 비롯한 몇 개 종목만 주말 리그를 하고 있는데, 리그를 통해 선수들의 폭이 넓어지고 훌륭한 선수가 키워지도록 하겠다. 일본도 메달이 줄어드는 기간이 있었지만 스포츠가 추구하는 가치가 확산하고, 일상이 스포츠가 되는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 운동 재능이 있는 선수를 방치하지 않고 능력을 발휘하게 하면서 생활체육 활성화와 스포츠클럽을 통한 저변 확산, 지도자 육성을 통한 일자리 확대 등 실행 방안을 찾겠다.
-- 국가 시설인 진천선수촌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했는데 국가 책임론은.
▲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또 진천선수촌을 관리하는 선수촌장 등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피해 선수에 대한) 배상 문제에 대해선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추후 논의하겠다.
-- 성폭력은 폭력과 연결돼 있다.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근본 대책은.
▲ 체육계가 폭력이 남아있는 유일한 분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폭력이 관행처럼 행해져 왔다. 군대에서도 폭력이 사라지고 있다. 군대에서처럼 중대장 등 지휘관의 책임을 강하게 묻는 등 처벌하는 대책도 논의됐다. 코치와 감독 등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세세한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 빙상연맹이 정부 감사와 관련한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오영우 체육국장 답변) 감사 결과를 대한체육회 등을 통해 전달했고, (빙상연맹) 집행부가 총사퇴했고, 관리단체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는 이행되지 않고 있지만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추가로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선 이행되도록 면밀히 검토하겠다.
-- 비리 근절을 위해 수사기관이 참여해야 할 것 같은데.
▲ 오늘 사회관계장관회의에는 경찰청장도 참석했다. 논의 구조부터 참여하고 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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