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황룡강 장록습지 보호지역 지정 토론회서 '찬반' 팽팽

입력 2019-01-25 16:36  

광주 황룡강 장록습지 보호지역 지정 토론회서 '찬반' 팽팽
"도심에 자리한 국가대표 습지" vs "침체 빠진 낙후지역 발전 필요"
추가 토론회 거쳐 공론화 돌입 가능성, 총리실 관계자도 참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도심 중앙부에 이렇게 넓고 길게 분포한 습지가 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장록습지는 국가대표 습지입니다."
"엄청난 개발을 앞둔 시가지 주변에서 동식물이 살 수 있을까요? 수달과 삵도 언젠가는 떠날 것입니다."
25일 광주 광산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황룡강 장록습지 보호지역 지정 주민 토론회에서는 습지 보전과 개발사업을 주장하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광산구 장록·서봉·선암동 일원 황룡강과 영산강 합류부에 3.06㎢가량 펼쳐져 있는 장록습지는 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 정밀조사를 통해 국가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전할만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습지센터는 도심 속 습지로서 보전이 필요하다는 정밀조사 결과에도 개발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지역 여론 때문에 환경부에 장록습지 보호지역 지정계획 수립 건의를 유보했다.
광산구는 찬반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습지를 보전하며 개발이익도 얻는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자 토론회를 마련했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양해근 한국환경재해연구소장, 노남기 광산구 송정1동 주민자치위원장, 김성도 광산발전단체장협의회원, 송용수 광주시 환경정책과장, 김형욱 LH 광주전남지역본부 지역협력부 차장, 이정환 국립습지센터장 등 7명이 패널로 참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최지현 사무처장은 "국가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한다고 해서 개발 자체를 못 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연습지를 보호하는 개발 방식이 되려 양질의 지역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해근 소장도 "생태계 파괴 피해는 결국 주민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도심에 남은 생태계 축이 단절되지 않도록 공존 모델을 찾아야 한다"며 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민 대표로 참여한 패널은 습지 보전이라는 명문이 지역 개발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노남기 주민자치위원장은 "황룡강 주변 광산구 원도심은 침체에 빠진 낙후지역으로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며 "어등산 관광단지, 송정역세권 개발, 금호타이어 이전 같은 대규모 개발을 앞두고 습지보호로 발생하는 주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도 광산발전협의회원도 "습지보호에 명백히 반대한다"며 "차가 왕래하고 소음이 들끓는 곳에서 동식물이 산다고 생각하느냐. 사람이 우선이다"고 개발사업 추진을 촉구했다.

광산구는 습지 보호지역 지정 및 개발사업 현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3∼4차례 더 이어간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무총리실 관계자도 참관자로 참석해 현장 여론을 청취했다.
광산구는 장록습지 보호지역 지정 및 개발사업 현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3∼4차례 더 이어간다.
총리실은 토론회를 통한 여론 수렴을 거쳐 공론화가 이뤄지면 광산구와 함께 모델과 방향을 협의할 계획이다.
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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