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광화문광장 설계안 불협화음, 건설적인 협의로 이어지길

입력 2019-01-25 15:18  

[연합시론] 광화문광장 설계안 불협화음, 건설적인 협의로 이어지길

(서울=연합뉴스) 서울시가 지난 21일 내놓은 새 광화문광장 설계 공모 당선작의 설계안을 놓고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사흘째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서울시와 행안부의 협의가 어떻게 진행돼왔는지에 대한 두 기관의 설명은 다소 차이가 있다. 당선작이 최종확정된 설계안이 아닌 만큼 이해당사자는 얼마든지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감정 섞인 언사를 주고받는 수위까지 불협화음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행안부는 서울시 당선작이 발표된 지 이틀 만인 23일 정부서울청사 일부 건물과 부지가 광장으로 수용된 당선작 설계안은 행안부와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25일에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협의 과정에서 우리가 안 된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합의도 안 된 사안을 그대로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고 한 발언도 일간지에 보도됐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아침 라디오방송에서 "세상에 절대 안 되는 일이 어딨겠느냐"며 "정부하고, 특히 청와대와 협력해 쭉 추진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광화문광장을 넓히고 세종대로 차로를 10차로에서 6차로로 줄이는 과정에서 우회로를 만드느라 정부서울청사 앞쪽의 주차공간과 뒤쪽의 부속건물 등이 잠식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서울청사는 사실상 건물 하나만 남는 셈이어서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당선작 내용은 밑그림일 뿐이라며 연말 설계안을 확정할 때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기관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이 유관 정부 부처와 기본적인 협의 없이 발표돼 이런 잡음이 나오는 것이라면 유감스럽다. 더구나 같은 여권 인사인 행안부와 서울시의 수장이 언론에 번갈아 등장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듯한 모습에 뒷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광화문광장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뒷전이 되고 여권 대권 주자들의 경쟁이 벌써 시작됐다는 해석에 이목이 쏠리기도 한다.

당선작에 촛불집회의 상징을 광화문 바닥에 새기거나 이순신 장군상을 옮기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GTX 복합역사 신설 계획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에 비용분담 논란이 생길 소지가 있다. 서울의 상징이자 나라의 중심지인 광화문광장의 모습을 바꾸는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해관계자들은 잘 정제된 의견을 적절한 방식으로 표출해야 하며, 이런 의견들이 건설적인 협의로 이어져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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