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의원들 "셧다운 빨리 끝내라"…상원 회동서 혼쭐난 펜스

입력 2019-01-26 01:19   수정 2019-01-26 01:22

공화당 의원들 "셧다운 빨리 끝내라"…상원 회동서 혼쭐난 펜스
셧다운 장기화에 공화당내 우려 고조…책임론 둘러싸고 험악한 분위기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갈등을 둘러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24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셧다운 종료를 촉구하며 언성을 높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예산 관철 입장을 고수하며 마이웨이를 이어가고 있으나 셧다운 지속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인 공화당 내 우려도 고조되는 분위기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의회 전문매체 더 힐 등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날 상원에서 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각각 밀어붙인 2개의 예산안에 대한 상원 표결이 진행되기 전 펜스 부통령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들 2개의 예산안은 예상대로 모두 부결됐다.
이날 오찬 회동에서 미치 매코널(켄터키) 원내대표를 포함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펜스 부통령에게 셧다운 장기화는 현명한 정치적 전략이 아니라고 경고했다고 이들 언론은 보도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이러한 경고음 발령은 가능한 빨리 이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라는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회동에 참석한 한 상원의원은 펜스 부통령에게 "셧다운은 종식돼야 한다. 이건 먹히는 전략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처음부터 셧다운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등 복수의 상원의원들로부터 현 상황에 대해 우려와 문제 제기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는 후문이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대통령은 타협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빨리 이 과정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셧다운이 일어나서는 안 됐다. 아무런 효과가 없다"며 펜스 부통령을 강도 높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매코널 원내대표 측은 비공개 오찬 회동에서 이뤄진 발언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미 지난달 중순 셧다운에 대해 소신을 밝힌 바 있다고 언급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당시 "나는 정부 셧다운이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 국민이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장벽 예산 편성을 둘러싼 이번 셧다운 대치는 트럼프 대통령 대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을 위시한 민주당의 직접적 대립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한발 비켜서 있는 듯한 양상이 연출됐다.
존 코닌(텍사스)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기자들과 만나 펜스 부통령이 상원의원들의 한바탕 꾸중을 들었다고 전했다.
코닌 원내총무는 "우리는 급여를 받지 못한 채 일하는 지역구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오늘 회동에서 현 상황에 대한 많은 좌절감의 토로가 있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일단 회동에서 관련 지출법안 표결시 이탈 없이 단일대오를 유지해달라며 집안 단속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으나 '혼쭐'이 난 셈이다.
의원들 간 충돌도 빚어졌다. 론 존슨(위스콘신) 상원의원이 매코널 원내대표를 향해 "당신 잘못이다"라고 책임론을 제기하자 매코널 원내대표가 "지금 내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소리냐"고 발끈하면서 험악한 장면이 연출됐다고 WP가 회동 참석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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