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 해킹 연루' 의혹에는 "모욕적, 사실 아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로저 스톤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체포 및 기소된 것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스톤이 허위진술 등 혐의로 체포된 것에 대해 "그 일은 대통령과 무관하며 백악관과도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며 "오직 그 자신과 관련된 일"이라고 말했다.
로저 스톤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고문 출신으로 공화당의 전설적인 선거전략가로 불렸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수십 년 동안 친분을 쌓으며 그의 정치 참모 역할을 했다.
그는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으나 2015년 8월 공화당 대선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여성앵커 메긴 켈리를 향해 여성 비하 막말을 퍼부은 것에 반발해 캠프를 떠났다. 그러나 그 후로도 대선 기간 트럼프와 자주 만나는 등 친분을 지속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나 스톤에 대해 "공화당의 대통령들과 대선후보들, 연방 의원들 등 수십명에게 정치 컨설팅을 한 사람"이라고 거리를 뒀다.
뮬러 특검이 지난 24일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로저 스톤은 5건의 허위진술과 1건의 증인매수, 1건의 공무 방해 등 모두 7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특히 그를 2016년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의 중심인물로 보고 있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대선 당시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측근들의 이메일을 폭로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캠프 참모들이 스톤과 접촉할 것을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추후 러시아 측 소행으로 드러난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은 2016년 미 대선 레이스의 주요 변곡점 중 하나로 꼽힌다.
샌더스 대변인은 당시 대선 캠프 참모들에게 스톤과 접촉할 것을 지시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인지 묻는 말에 "나는 그 문서를 읽지 않았다"며 "나는 변호사가 아니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즉답하지 않았다.
샌더스 대변인은 CNN 인터뷰 후 기자들에게 "미국의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법을 어기라고 요구했다고 비난하기 위한 터무니없고 모욕적인 질문 중 하나"라며 "솔직히 말해서 그것은 모욕적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법무부에서 스톤을 체포하기 전에 미리 언질을 주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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