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부패 혐의로 체포한 에티오피아계 자국 부호 무함마드 알아무디를 27일(현지시간) 석방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알아무디는 2017년 11월 사우디 왕족 및 기업인, 정부 관리 등 수백 명과 함께 체포된 이후 15개월 가까이 구금 상태로 지내다 이날 석방됐다고 에티오피아 총리실이 트윗을 통해 발표했다.
사우디 정부 관리들도 그의 석방을 비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사우디 정부의 이런 조치는 역시 1년 이상 구금했던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전(前) 컨설턴트 하니 호자와 그와 함께 사우디 컨설팅 회사를 설립한 사미 알주하이비, 그리고 제다의 억만장자 사업가 아므르 다바그 등 3명의 석방과 맥을 같이 한다. 사우디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 이후 비등하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해 구금 인사들을 석방하는 등 이미지 개선 작업을 벌여왔다.
에티오피아 총리실은 그동안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상대로 알아무디 석방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그가 에티오피아 최고 부호이면서 자국 최대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알아무디가 구금된 이후 에티오피아와 사우디 양국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그는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아무디의 측근은 "그가 엄청난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나 사우디 국적을 취득한 인물로, 세계 최고 부호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부자의 변동상황을 집계하는 미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150억 달러(16조7천730억원 상당)에 달한다.
사우디 당국은 그를 구금한 이후 이유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웨덴 원유 관련 자산을 비롯해 에티오피아 농업 투자, 그리고 사우디 건설 및 부동산 투자 등 세계 각국에 걸쳐 광범한 비즈니스 왕국을 꾸린 경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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