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불 시대 해양관광]③ '바다는 바라만 보는 거' 50m만 서핑

입력 2019-01-29 06:35   수정 2019-01-29 11:23

[3만불 시대 해양관광]③ '바다는 바라만 보는 거' 50m만 서핑
'규제·장벽 겹겹' 개혁·킬러콘텐츠 육성 필요
전문가 "공무원 해양관광 전문성 길러야…업체 젊은 층 마케팅 강화해야" 한목소리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파란 바다다.
부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단순히 바다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바다에 직접 들어가 체험하고 자연 속에 한 부분이 된 자신을 느끼고 싶어한다.
하지만 부산지역 해양레저는 각종 규제와 진입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도심 속 천혜 자연환경을 갖춘 지리적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규제를 개혁하고 킬러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서핑 천국 송정해수욕장 피서철 50m만 허용

피서철인 7월부터 8월까지 송정해수욕장 수상레저 허용구간은 폭 50m에 불과하다.
여름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서퍼들이 좁은 구간에서 다닥다닥 붙어 파도를 타야 한다.
전국에서 부산을 찾아오던 서핑동호인들은 몇 년 전부터 강원도 양양을 비롯한 동해안 해변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성재 해운대구 서핑협회 회장은 "성수기인 여름만 되면 서퍼들이 1m 간격으로 붙어 길이 3m 크기 보드를 타다 보면 서로 부딪혀 다치는 경우도 많다"며 "해양레저존을 넓히지 않으면 서핑 천국 송정해수욕장이라도 하더라도 다시 오기 싫은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서철 해양레저존 확대에는 주민 민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일부 송정 주민들은 서핑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해양레저존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민원도 제기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는 물놀이하는 피서객 때문에 해양레저존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 건축물 아니라면서 세금 받아가는 행정

센텀마리나파크 대표 김모 씨는 2015년 9월 해운대구 나루공원 수영강변에 수상레저시설인 센텀마리나파크를 개장했다.
수상자전거, 카약, 오리배 등 무동력 수상레저기구를 즐길 수 있는 센텀마리나파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영업난을 겪고 운영을 중단했다.
김씨는 다른 업체에 위탁운영을 하려고 했지만, 불법이고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건축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한숨만 내쉬고 있다.
김씨는 "하천 위에 세운 시설은 건축물이 아니라고 해석한 해운대구청은 정작 건물 취득세와 매년 재산세는 부과하는 이중적인 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정해수욕장 죽도공원 해양레저거점은 2014년부터 3층 건물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고 개점도 못 하고 있다.

이 사업자는 "해양레저 특성상 사고 위험이 있어 전문업체에 위탁운영을 맡기려고 했으나 공유수면관리법 상 임대를 금지하는 규정에 막혀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며 "수년째 재산세와 공유수면점사용료만 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해양전문가는 "우리나라 관광 주무 부처인 문화관광체육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해양분야 전문성이 부족하고 해양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관광 분야 전문성 부족하다"며 "해양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비효율적인 행정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해양레저 킬러 콘텐츠 개발
부산관광공사는 지난해 9월 부산을 대표하는 킬러 콘텐츠로 부산 도심형 해양레저체험을 선정했다.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해 지역업계와 손잡고 할인된 가격에 서핑, 패들보드, 윈드서핑, 딩기요트, 요트, 리버크루즈 등 다양한 해양레저체험을 할 수 있는 시즌패스 프로그램을 3개월 동안 운영했다.
박진우 부산관광공사 국내관광마케팅 차장은 "부산은 기온이 온화해 사계절 해양레저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지난해는 가을에 시작했으나 올해는 봄부터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해양레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도시인프라가 좋아 해양관광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제일 높지만, 고급 해양관광 상품으로 개발된 건 별로 없다"며 "요트관광, 바다낚시 관광, 유람선(크루즈), 서핑 등을 연계하면 국내 관광객을 물론이고 중국 부유층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정해수욕장 서핑 업체 관계자는 "부산 여행상품을 먹거리 관광 중심으로 구성하던 여행사가 당일 서핑 교육과 체험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고 높은 관심을 보였다"며 "해양레저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을 공략하고자 호텔과 연계한 상품을 만들고 싶다는 제안도 받았다"고 말했다.
강해상 동서대 관광학부 교수는 "해양레저는 전 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부산을 찾은관광객 대다수가 바다만 바라보고 돌가간다"며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개혁과 함께 관련 업체가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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