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나이 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순탄하게 촬영"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소년보다는 청년, 그리고 그 청년이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배우 박보검(25)은 최근 종영한 tvN 수목극 '남자친구' 속 자신이 연기한 김진혁에 자신을 투영해 설명했다. 평생 '국민 남동생'일 것만 같았던 그는 최근 긴 머리로 분위기를 한껏 더한 CF에 출연하기도 하고, 정통 멜로에도 도전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하고 있다.
그는 28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건 매한가지인데 이번에 첫 현대극이라 부담감도 있었고 잘하고 싶었다"며 "회차가 지날수록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남자친구' 속 박보검이 분한 진혁은 성안에 갇힌 수현(송혜교 분)을 바깥세상으로 불러내는 돈키호테 같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박보검의 설명에 따르면 진혁은 그저 저돌적인 돈키호테가 아니라, 내면이 강한 인물이었다.
"진혁은 돈키호테이면서도 액션, 대사, 표정으로 그런 마음을 저돌적으로 표현하는 친구라기보다는 내면에 중심과 뚝심을 가진 인물이에요. 가진 게 그렇게 많지 않아도 작은 것들에 대해 소중함을 알고 자신감도 있죠. 그게 진혁의 무기고요. 돈과 명예를 통한 행복보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을 많이 받아서 베풀 줄도 아는 사람이죠."
진혁이 얻은 '청포도'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청포도는 달콤하면서도 싱그럽고, 약간 떨떠름한 맛도 있는데 그런 맛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민했지만 쿠바에 가니 그저 진혁이 돼 저도 모르게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그러면서 진혁과 자신은 닮은 듯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진혁과 제가 비슷하지만, 진혁이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을 많이 한다. 그런데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좋아한다'는 표현은 많이 하지만 진혁이처럼은 진짜 어려운 것 같다.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띠동갑 나이 차에도 멜로로 만난 송혜교에 대해서는 "나이 차이를 느낄 만큼 이야기가 안 통하지도 않았고, 워낙 서로의 캐릭터를 잘 이해한 상태여서 순탄하게 촬영했다"고 호흡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에 "송혜교 선배님과 제가 케미(조화)가 안 좋았냐"고 웃으며 되묻기도 했다.
그는 다만 송혜교의 짝이자 소속사 한 식구인 송중기가 조언을 해줬느냐는 물음에는 "'아스달 연대기' 촬영으로 바빠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다"고 답했다.
송혜교와 박보검의 멜로라는 수식어만으로도 '남자친구'는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또 박보검에게는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약 3년 만의 복귀작이기도 했다.
"이 작품의 대본을 읽었을 때 신선했고 매회 엔딩이 참 재밌었어요. 또 진혁 등 인물들의 마음가짐이 참 예뻐서 좋았고요. 끝난 시점에 생각해도 참 따뜻하고 잔잔하게 잘 흘러간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물론 바라봐주시는 시각은 다양했고, 그것들을 제가 잘 인지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죠. 하지만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초심은 지금도 같고, 주중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고 봐요. 시청률도 그 정도면 감사하고, 대단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이 부럽지 않은 팬덤을 자랑하는 박보검은 "응원과 사랑에 감사하지만 그런 게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며 "저도 받은 만큼 베풀고 많은 사랑을 드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서울 팬미팅을 시작으로 아시아 팬투어에 나선다.
그는 군 복무 문제에 대해서도 "늦지 않게 가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박보검은 이번에 진혁을 통해 자신의 20여 년을 돌아봤다고 한다.
"진혁이는 일상의 행복을 확실히 아는 친구인데, 그런 진혁이를 통해 내가 그동안 놓쳐온 것, 등한시했던 것, 익숙해져 버린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 연기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일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죠."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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