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목소리 키우고 에이브럼스 특사에…美'네오콘' 입지 커진다

입력 2019-01-28 16:46   수정 2019-01-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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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목소리 키우고 에이브럼스 특사에…美'네오콘' 입지 커진다
베네수엘라 사태 계기 '부활'…CNN "에이브럼스, 인권방조 논란"
워싱턴 외교가 "볼턴-폼페이오-에이브럼스 네오콘 삼각편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베네수엘라 사태를 계기로 강경 대외노선을 강조하는 미국 신보수주의자들을 일컫는 '네오콘'(neo-conservatives) 인사들이 부활의 날개짓을 하는 모양새다.
베네수엘라를 '폭정의 트로이카'로 지목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7일(현지시간) "중대 대응조치"를 예고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 압박하는가 하면, 과거 '이란-콘트라' 사건과 인권유린 방조 논란에 휩싸였던 엘리엇 에이브럼스 전 국무부 차관보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의해 베네수엘라 특사에 기용된 것이다.
당장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볼턴 NSC 보좌관과 에이브럼스 특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초강경 '네오콘 삼각편대'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돌고 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 내의 '슈퍼 매파'를 대표하는 볼턴 보좌관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과도정부의 합헌적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는 '반(反) 마두로' 여론전을 사실상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외교관들과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지도자인 과이도, 또는 국회에 대한 어떠한 폭력과 위협도 법치에 대한 심각한 공격에 해당하며 중대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백악관이 마두로 정권을 향해 '군사적 옵션' 행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도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마두로가 권력 이양을 거부할 경우 미국은 군사적 행동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어떤 관련국의 대통령이든 특정한 선택지를 테이블에서 내려놓는다면 그 일을 적절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마두로 정권에 대한 대응 수위와 관련, 현재로선 군사행동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미국 외교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은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국제적 여론전의 선봉에 나선 분위기다. 폼페이오 장관은 안보리 회의에서 마두로 정권을 향해 베네수엘라를 "불법적인 마피아 국가"로 전락시켰다고 맹비난하면서 러시아와 '대리전'을 폈다.

그러나 가장 큰 논란은 에이브럼스 특사의 임명이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인권담당 국무부 차관보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 때 특별보좌관 등을 지낸 매파 성향의 보수 인사로, 과거의 외교적 행적으로 인해 미국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CNN은 이날 에이브럼스 특사가 과거 국무부에서 재직할 때 중앙아메리카 정부가 자행한 인권 유린을 방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1981년 12월 엘살바도르의 한 마을에서 아동을 포함해 1천 명에 달하는 주민이 미국에서 훈련된 군대에 살해됐으나 당시 그는 이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사상 최대 규모의 학살이었지만, 에이브럼스 특사는 오히려 상원 청문회에서 희생자 수를 믿을 수 없다고 하거나 주민을 학살한 군대를 옹호하는 등 왜곡된 발언을 했다고 CNN은 밝혔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레이건 행정부의 최대 스캔들이었던 '이란-콘트라 사건'에도 관여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추후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때 사면을 받기는 했으나, 그는 이 사건에 대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1991년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란-콘트라 사건은 미국 국방성이 이란과 니카라과의 콘트라 반군에 무기를 비밀리에 판매한 사건이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에는 중동 특별고문을 맡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열렬히 지지하기도 했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지난 25일 임명된 직후 "베네수엘라 사태는 심각하고 어렵고 위험하다"며 "나는 이 문제를 빨리 착수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에이브럼스 특사가 "인권과 자유에 대한 열정이 있다"며 그의 국무부 합류를 환영했다.
볼턴 보좌관도 트위터에서 "나의 훌륭한 친구 에이브럼스의 재합류 소식을 듣게 돼 기쁘다. 싸움터로의 복귀를 환영한다"고 적었다.
이처럼 네오콘 인사들이 다시금 입지를 강화하면서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향을 놓고 워싱턴 안팎의 신경이 예민해지는 분위기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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