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환율폭등에 이란인 출국자 30% 감소

입력 2019-01-28 18:46  

美제재·환율폭등에 이란인 출국자 30% 감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의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 복원 여파로 외국으로 나가는 이란 국민의 수가 30% 정도 줄었다고 이란 관광청이 27일(현지시간) 집계했다.
이란 관광청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3∼12월 9개월간 이란인 출국자 수는 590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5% 감소했다.
이란 관광청은 환율폭등으로 외국으로 여행하는 비용이 큰 폭으로 높아지면서 출국자 수가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비공식 시장 환율을 기준으로 달러화 대비 이란 리알화의 가치는 지난 1년간 거의 3분의 1로 떨어졌다.
리알화를 외화로 바꿔야 하는 이란인이 해외여행에서 필요한 비용이 1년 만에 3배로 급증한 셈이다.
아울러 이란 정부가 해외여행에 따른 외화 유출을 막으려고 출국세를 올린 것도 한 원인이라고 관광청은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4월 출국세를 약 9달러에서 20∼40달러(시장 환율 기준. 연간 출국 횟수 누진제)로 올렸다.
또 미국이 지난해 5월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영국항공, 에어프랑스, 에게 항공, 오스트리아 항공, KLM 등 유럽 항공사가 잇달아 이란 직항 노선을 중단한 탓에 이란 국민의 유럽행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이란 국민의 주요 해외 여행지는 비자 받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등으로 나타났다.
이란 리알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정부의 관광 진흥 정책에 힘입어 같은 기간 이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54% 증가했다고 관광청은 설명했다.
이란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국적은 이라크, 터키,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등 인접 국가로 집계됐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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