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정권 흔드는 통계부정…2007년 '사라진 연금' 사태 재현되나

입력 2019-01-29 11:08  

아베정권 흔드는 통계부정…2007년 '사라진 연금' 사태 재현되나
잘못된 근로통계로 '아베노믹스' 성과 부풀리기 들통나
2천15만명 보험금 덜 받아…野 "사라진 지급액 사건" 공세
지방선거·참의원 선거 앞둔 정기국회 최대 쟁점 부상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잘못된 근로 통계로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부풀린 '통계 부정' 사건이 일본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야권이 막 개원한 정기국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공세를 높일 계획인 가운데, 아베 정권은 지난 2007년 1기 아베 정권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던 '사라진 연금' 사건이 재현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9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전날 국회에서 실시한 시정연설에서 사죄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 부정' 문제는 올해 정기국회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5년간 전수조사를 했어야 할 근로통계를 조사 대상 중 일부만 선별해 조사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근로통계 조사는 종업원 500인 이상 사업소의 경우 전체 사업소를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담당 부처인 후생노동성은 2004년 이후 도쿄도(東京都) 내 500인 이상 사업소의 3분의 1 정도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근로통계는 일본 정부가 정책을 펴기 위해 근거로 삼은 다양한 통계의 기본이다. 일본 정부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잘못된 근로통계의 영향으로 현재까지 23개의 '기간 통계'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야권은 이와 관련해 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며 공세를 높이고 있다.
비판이 거세지자 아베 총리는 전날 시정연설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부적절한 조사가 행해져 왔다는 것이 안전망에 대한 신뢰를 손상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사죄 말씀드린다. 가능한 한 신속하고 간편한 절차로 추가 지급분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아베 총리의 시정연설에 대해 "틀린 통계의 결과가 다양한 경제통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언급하지 않았다"며 "완전히 문제에서 도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계 부정 문제가 단순한 통계의 문제만은 아닌 것은, 이 통계를 토대로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다양한 사회보험의 지급액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잘못된 통계로 인해 받았어야 할 보험금을 덜 받은 사람은 2천15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야권이 오는 4월 통일지방 선거와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열리고 있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계 부정을 호재로 보고 공세의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아베 정권은 지난 2007년 제1차 아베 내각을 몰락시켰던 '사라진 연금' 사태가 재현될까 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시 일본 정부가 5천만건에 달하는 국민연금 납부기록을 분실했는데, 이는 '사라진 연금' 사건으로 불리며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이는 1기 아베 정권이 몰락하고 자민당이 민주당으로의 정권을 넘겨준 계기가 됐다.
야권은 이번 통계 부정 문제를 '사라진 지급액' 사건으로 명명하고 역대 후생노동상의 국회 소환과 현 후생노동상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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