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면제 경기] 신분당선연장 탈락 수원 '실망·분노' 팽배

입력 2019-01-29 10:55   수정 2019-01-29 12:06

[예타면제 경기] 신분당선연장 탈락 수원 '실망·분노' 팽배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수원시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이 29일 정부의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서 제외되자 시와 지역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발표 이전부터 지역균형에 초점을 맞춰 예타면제 선정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혹시 빠지는 거 아니야"라고 불안해하던 수원시와 시민들은 우려가 현실이 되자 충격에 빠졌다. 특히 지난주 트램 사업대상에서 배제된 데 이어 예타면제의 관문마저 통과하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원투펀치'를 맞은 분위기다.

전날 성명서를 통해 "예타 면제에서 신분당선 연장사업을 빼면 '대국민 사기극'이다"라며 강도 높게 정부를 압박했던 수원시는 이날 결국 예타면제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면서 "누구보다도 실망감이 클 사업지역인 서수원주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예타면제 2029년까지 추진…연평균 1조9천억 소요" / 연합뉴스 (Yonhapnews)
수원시는 이날 오전 제1부시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시의 대응과 사업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예타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것을 직감한 듯 이날 오전 일찍부터 비공개로 김진표 의원 등 수원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나 신분당선 연장사업에 대한 대처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로서는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사업이 국책사업이다 보니 중앙정부의 결정과 눈치만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도 전날 이재명 지사가 정부의 예타면제사업 선정과 관련, "경기도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역차별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수원시에 힘을 실어줬지만, 신분당선 연장사업 제외를 막지는 못했다.
경기도는 이날 정부발표 이후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06년 호매실 택지개발 시 정부가 해당 사업 추진을 약속한 바 있는 만큼, 경기도는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도 제고를 위해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수원시 관계자는 "최근 트램 실증노선 선정에서 가장 오래 트램 도입을 준비하고 관련법 마련에도 노력해온 수원시가 제외됐을 뿐 아니라 신분당선 연장사업 예타면제에서도 빠지는 등 수원시에 대한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시의회, 시민들과 함께 신분당선 연장사업이 조속히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분당선 호매실구간 연장사업을 촉구해온 서수원 지역 주민들도 허탈감과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호매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호사모)의 이우호 회장은 "수원호매실지구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신분당선 수원광교∼호매실 구간이 연장되는 것으로 주민들은 알고 있었고, 분양가에도 5천억원 가까운 광역교통시설부담금까지 냈는데 지금 와서 예타면제에서 제외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면서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서수원지역은 수원비행장으로 인한 규제로 낙후된 곳이었는데 이번에 신분당선 연장사업마저 좌절돼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라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예타면제를 추가로 요청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호사모 뿐 아니라 신분당선 연장선 사업 착공을 요구해온 서수원지역 다른 주민 모임들이 연대해 공동대응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4일 '신분당선 연장사업(수원광교∼호매실)'과 '전철 7호선 연장사업(양주옥정∼포천)' 등 2개 사업이 국가균형발전 기반구축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건의서를 제출했다.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은 1조1천169억원을 투입해 수원광교∼호매실 10.1㎞ 구간의 지하철 노선을 연장하는 사업으로 2006년 국토부 기본계획 고시를 마쳤지만, 주변 여건 변화로 2014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재검토 결과가 나와 사업이 표류된 상태다.
그러나 8천억원가량 되는 신분당선 연결사업과 관련, 지역주민들이 낸 광역교통부담금이 5천억원 수준으로 많아 정부가 광역교통부담금을 사업비용에서 일정 부분 감하는 방식으로 예타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호매실 등 서수원지역 주민들은 신분당선 연장선을 올해까지 완공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고 한국토지주택공사에 4천933억원의 광역교통부담을 내고 입주했으나 사업에 진척이 없자 불만을 표출해 왔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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