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경제적 이민 구분 합의 때까지 받지 않겠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네덜란드가 지중해에서 구조된 47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받아들여달라는 이탈리아 정부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난민과 경제적 이민자를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을 때까지 어떤 난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적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는 이들은 유럽 국경에 도착하는 즉시 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 없이, 임시방편적인 난민 수용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구호단체 '씨 워치'는 지난 19일 리비아 근해에서 고무보트에 탄 채 표류하던 아프리카 난민 47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비롯해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유럽 국가들이 구조선 '씨 워치 3호'의 입항을 거부해 구조선은 현재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2㎞ 떨어진 해상에 정박 중이다.
구조선이 풍랑 등 악천후를 피해 자국 근해에 머무는 것은 허락하면서도 자국 항만 입항은 불허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25일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등에 난민 수용을 요구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노동력 확보를 위해 수십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였으나 여론 악화 등으로 현재는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난민 정책을 시행하는 나라로 평가받는다.
이런 가운데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 역시 난민선 입항을 허락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이 문제를 유럽인권재판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프랑스 등 주변국들도 난민 수용에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이 문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관련 공적 기구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씨 워치의 난민 구조선은 작년 말에도 난민 49명을 지중해에서 구조했으나 유럽 각국이 수용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19일간 지중해를 맴돈 끝에 이탈리아·독일·스페인 등 유럽 8개국이 분산 수용에 합의, 이달 9일 가까스로 육지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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