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어휘 학습에 효과" vs "단어 위주 암기 교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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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강원도교육청이 초등학교 영어수업에서 기초 읽기·쓰기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파닉스' 학습법을 공교육 현장에 도입한다.
'파닉스'는 단어의 소리와 글자 사이 규칙을 배우는 방식으로, 알파벳 26자의 발음과 음성규칙 40개를 익혀 영어 단어를 자연스럽게 읽고 말하도록 하는 학습법이다.
현재 강원지역 초등 영어 교육과정은 말하기·듣기 위주의 놀이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
놀이 중심 교육을 받은 학생 중 일부는 부족한 어휘량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교과서와 문법, 독해 중심의 중학 영어 과정에 들어서면서 학생마다 학습 어휘량 편차를 보여 '영포자(영어 포기자)'가 나오기 시작한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등 영어 과정에 '파닉스' 학습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는 4월부터 12월까지 도내 초등 영어교사 200여 명에게 파닉스와 읽기·쓰기 지도 연수를 한다.
또 읽기·쓰기 교육이 중학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원어민 교사 400여 명과도 협력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각 가정에서 사교육 없이도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영어책임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공교육에서 영어 책임교육 역량을 높이기 위해 파닉스 학습법을 도입했다"며 "말하기·듣기·읽기·쓰기 영역에서 고른 발달을 가져와 영어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자신감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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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의 이런 기대와 달리 학교 현장에서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듣기·말하기 중심의 놀이 교육을 통해 영어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교육과정에 파닉스가 전면 도입되면서 자칫 단어 암기 중심의 과거 수업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 사이에서 느끼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소통도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춘천시 한 초등학교의 영어전담교사는 "초등 영어교육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학교 현장에 정책의 목적과 방향 등을 충분히 알려야 한다"며 "이런 과정이 전혀 없이 교사 연수부터 진행하는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파닉스 교육법을 공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것이 학부모들 사이에 또 다른 사교육 신호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주시의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책임감을 갖고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파닉스를 학교에서 가르친다면 엄마들 욕심에 다시 아이에게 학원을 하나 더 보내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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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 "흥미 유발을 통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게 하는 교육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학생들이 적어도 모르는 단어를 보더라도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파닉스 도입의 목표로 단어 암기 위주 수업에 치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교사와의 소통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교사 연수 과정에서 정책의 방향성과 방법까지 충분히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사교육 과열 우려에는 "점수를 통한 수치화 평가를 배제함과 동시에 놀이 교육을 함께 활성화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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