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북한이 오는 6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
29일 대한체조협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평양에서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회장단 회의에서 와타나베 모리나리 FIG 회장과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 참가 등을 논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와타나베 회장은 북한이 코리아컵 대회 참가를 검토하겠다는 답을 했다고 체조협회에 알려왔다.
또 내달 1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와 남북의 올림픽 단일팀 구성 회담에서 체조가 단일팀을 결성할 수 있도록 남북의 가교 노릇을 하겠다는 의지도 전달했다.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두고 남측이 원하는 종목, 북측이 원하는 종목이 약간씩 다르다.
기계체조는 북측이 단일팀 결성을 희망하는 종목이다. 남측도 북측과 단일팀 구성 논의를 희망한다.
북한 남자 기계체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34위에 그쳐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우리나라 남자는 13위에 올랐다. 여자 단체전에선 남측은 14위, 북측은 16위에 각각 자리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성적 기준 24개 나라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고, 올해 대회에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12개 나라가 결정된다.
작년 세계대회 단체전 1∼3위 국가는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을 우선 획득했다. 나머지 남녀 9개 나라가 올해 세계대회에서 출전권 확보에 도전한다.
결국 북측 남자는 올림픽 단체전 자력 출전이 어려운 데 반해 남측 남녀와 북측 여자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쿄행을 노린다는 얘기다.
기계체조는 단체전 예선 성적을 기준으로 단체전 결선, 개인 종목 결선 진출자(팀)를 각각 가려 남녀 14개 세부 종목 금·은·동메달의 주인공을 결정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계체조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체전 멤버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게 개인 종목 메달 획득에도 훨씬 유리하기에 되도록 선수들은 함께 훈련해온 동료와 같은 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걸 선호한다.
남자의 경우 남북 모두 도쿄올림픽 단체전 메달 입상은 어려운 만큼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꿈꾼다.
우리나라의 양학선, 김한솔과 북측의 리세광은 도마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보유한 선수로 꼽힌다.
북측 선수들의 기량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단일팀 논의를 심화한다는 측면에서 북한의 코리아컵 참가가 중요하다.
코리아컵은 6월 15∼20일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다.
체조협회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이번 FIG 회장단 방북 때 체조협회 임원들도 초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FIG 지원 대책, 단일팀 대표 선발 방안 등 고려해야 할 상황이 아직 많이 남았다"며 "북측이 코리아컵에 참가한다면 단일팀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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