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상원의원 또는 정·부통령 후보 거론되는 민주 '뜨는 별'
민주 "트럼프 '분열의 정치'와 극명한 대조"…스페인어 대응연설은 베세라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 민주당의 떠오르는 흑인 여성 정치인 스테이시 에이브럼스(45)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국정연설에 '맞불'을 놓을 대응연설자로 선정됐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에 따르면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 지도자"인 에이브럼스가 다음달 5일 대응연설을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이브럼스는 2월5일 하원 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연설 형태로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이 끝난 직후 연단에 오르게 된다.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주지사 후보로 선출된 첫 흑인 여성인 에이브럼스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조지아 주지사 자리를 놓고 브라이언 켐프 공화당 후보와 접전 끝에 석패한 뒤 투표권 옹호 시민단체를 이끌고 있다.
통상 야당의 전도유망한 정치 신예가 대응연설을 맡는 관례대로 에이브럼스 역시 차기 상원의원 또는 부통령 후보로 언급되는 '뜨는 별' 중 하나다.
민주당 지도부는 에이브럼스에게 2020년 조지아 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하나인 데이비드 퍼듀(공화) 현역 의원에게 도전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그가 차기 대선에서 아예 대통령이나 부통령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에이브럼스가 이번 대응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민주당의 새 '간판'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슈머 원내대표는 "에이브럼스는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초래한 셧다운(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아직까지 미국인들이 고통받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의 정치, 리더십 부족과 극명한 대조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이브럼스 본인도 성명을 통해 "공통의 목표를 위해 통합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는 순간에 대응연설을 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번영과 평등의 비전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에이브럼스의 낙점은 민주당이 2020년 선거를 앞두고 흑인 여성을 포함한 핵심 지지기반을 다지려고 노력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AP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여성인 맥신 워터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의 지능이 낮다고 조롱하는 등 소수 인종과 무슬림을 끊임없이 공격해왔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역시 흑인 여성인 에이브럼스를 내세워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은 또 이번 국정연설의 스페인어 대응연설자로 전직 하원의원인 하비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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