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서 학부모 1인 시위, 광주도 고교 배정 발표 앞두고 학부모 긴장
(순천=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새 학기 학교 배정 시즌을 맞아 원거리 통학 문제로 학부모와 교육 당국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뾰족한 대책 없이 3년 또는 6년간 자녀의 통학 편의를 운에 맡겨야 하는 학부모들의 불만은 커진다.
30일 전남 순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최근 시행한 중학교 배정 결과를 놓고 일부 학부모의 반발 등 잡음이 생겼다.
왕운초등학교 졸업생 153명 가운데 132명(86.3%)은 왕운중학교로 진학하게 됐지만 21명은 거리가 먼 학교로 배정됐다.
그나마 11명은 2지망이 반영됐지만, 나머지 10명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학교에 다니게 됐다.
한 학부모는 "죄 없는 아이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교육지원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순천에서는 학교 여건, 학생 수 등을 고려해 15개 중학교를 6개 구역으로 나눠 학생을 배분하지만 해마다 원거리 통학 등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5년에는 배정 결과를 번복했던 사례도 있다.
교육 당국은 학교마다 선호도가 뚜렷하게 다른 상황에서 학부모나 학생의 지망 결과를 모두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순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다른 초등학교 졸업생들도 입학을 희망하는데 왕운초교 졸업생을 모두 왕운중학교로 배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학부모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학생 자원이나 인기가 상대적으로 없는 학교에도 최소 3학급 인원은 배정해 적정 규모를 유지하고 교육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원거리 통학과 관련한 학부모의 불만은 광주에서도 폭주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1일 고교 배정 결과를 발표하는 광주에서는 학교가 부족한 광산구의 경우 1천명가량 다른 구에 있는 고교로 배정될 것으로 예측돼 학부모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은 어렵지만 도시는 외곽으로 확장하는 지금 추세라면 원거리 통학 사례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교육계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도시계획 수립시 교육 여건 고려, 학교 시설의 유연한 재배치, 학교 배정 시스템 보완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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