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하나의 중국'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는 가운데 맥도날드에 이어 게임기 업체 닌텐도가 자사 제품 안내문의 영어 표기법을 대만식에서 중국식으로 바꿨다.
빈과일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슈퍼마리오와 포켓몬 고(Go)로 유명한 닌텐도가 지난 29일 '중국어 번체'의 영문 표기를 'Taiwanese'로 했다가 중국 네티즌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고 'Chinese Traditional'로 변경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앞서 닌텐도는 지난 17일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 본체의 언어 기능을 추가했다면서 여기에 중국어가 포함돼 업데이트 후에는 '중국어 번체'를 쓸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8일 미국 닌텐도의 영어 업데이트 안내문에 새로 지원되는 언어를 Chinese(중국어 간체), Korean(한국어)과 함께, 'Taiwanese(중국어 번체)'로 표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중국 네티즌은 이번 사건에 정치적 요인이 섞여 있다면서 닌텐도 배척 움직임을 보였고, 결국 닌텐도는 조용히 '중국어 번체'의 영어 표기를 'Taiwanese'에서 'Chinese Traditional'로 수정했다.
중국 매체도 닌텐도 비판에 가세했다.
지난 29일 중국 환구시보 온라인판인 환구망은 미국 닌텐도의 영어안내문에서 '중국어 번체'를 'Taiwanese'로 표기함에 따라 중국 네티즌들은 닌텐도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것인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닌텐도 스위치는 중국 본토에서는 정식 출시가 안 된 상태로 홍콩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중국은 앞서 다른 외국업체들의 '대만' 표기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 표명과 함께 시정을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7월에는 전 세계 44개 외국 항공사에 대해 대만을 국가로 표기하지 말라고 요구해 관철했으며, 이달 중순에는 맥도날드가 대만 단독표기 광고를 내보냈다가 네티즌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철회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은 최근 발표한 '중국인터넷법치발전보고서(2018)'에서 세계 500대 기업 중 나이키, 애플, 아마존, 지멘스 등이 포함된 다국적 기업 66개사가 대만을 '중국 대만'이 아닌 '대만'으로 단독 표기했다고 발표하며 압박에 나선 바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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