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자신이 지도하던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검도 국가대표 감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정혜원 판사는 상습강제추행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 모(55) 씨에게 징역 2년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5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박씨는 세계선수권 국가대표 검도팀 감독으로 일하던 2017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자신이 지도하는 20대 여성 선수 10명에게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등의 명목으로 총 19차례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지도를 명목으로 수시로 선수들의 신체에 손을 댔고, 따로 불러내서 신체접촉을 하거나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저항하는데도 입을 맞추는 등 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박씨가 수차례 검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대한검도회 내에서도 영향력 있는 자리를 맡아 박씨의 요구를 쉽게 거부하거나 항의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범행은 지난해 5월 지방 전지훈련 워크숍 자리에서 여성 선수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발각되면서 드러났고, 대한검도회는 박씨를 영구제명하고 감독을 교체했다.
재판에서 박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4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자신의 지도를 받는 피해자들을 추행해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의 수가 많은 점, 피해자들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을 고려했다"며 실형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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