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55석 확보로 좌파 노동자당과 균형…개원 후 팽팽한 대결 전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연방의회 개원을 앞두고 우파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이 이른바 '보우소나루 효과'를 업고 세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연방의원 선거 이후 허용된 당적 변경 과정을 거친 결과 사회자유당의 하원 의석은 52석에서 55석으로 늘었다.
반면에 좌파 노동자당(PT) 하원 의석은 56석에서 55석으로 1석 줄었다. 당선자 1명이 부정선거 혐의로 당선 취소됐다.
사회자유당과 노동자당에 이어 진보당(PP), 사회민주당(PSD), 브라질민주운동(MDB), 공화당(PR), 브라질사회당(PSB), 브라질공화당(PRB),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등이 30석 이상을 확보했다.
전체 하원의원은 513명이며, 하원에 단 1석이라도 의석을 보유한 정당은 거의 30개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2월 1일 개원하는 하원에서는 사회자유당과 노동자당을 중심으로 우파와 좌파 연대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팽팽한 대결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신문은 하원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의원이 늘어나면서 개혁법안 추진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의회 조사국의 자료를 기준으로 보우소나루 지지를 선언한 정당은 12개, 조건부 지지 입장을 밝힌 정당은 10개, 반(反) 보우소나루로 분류되는 정당은 8개다.
이를 의원 수로 따지면 확실한 지지 255명, 조건부 지지 117명, 반대 141명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예상보다 빨리 하원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으며, 연금·조세 개혁 등 주요 어젠다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평가했다.
연금개혁안을 포함해 주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려면 308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확실한 지지와 조건부 지지 의원을 합치면 이 기준을 훨씬 웃돈다.
이에 맞서 좌파진영에서 야권연대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노동자당 등 좌파 3당 지도부는 지난주 브라질리아에서 만나 하원에서 야당 블록을 형성하기로 했다. 블록에는 다른 3개 좌파 정당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6개 정당의 하원 의석을 합치면 130석을 넘는다.
지난해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출마가 좌절되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여론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노동자당이 선명한 좌파 노선을 표방하고 나서면서 보우소나루 정부가 국정 수행에 상당한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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