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퇴진' 반정부 시위 또 열려…과이도 "전국 5천곳 집회"

입력 2019-01-31 05:25   수정 2019-01-31 10:49

'마두로 퇴진' 반정부 시위 또 열려…과이도 "전국 5천곳 집회"
정오부터 2시가량 진행…마두로는 軍훈련 참관, 지지 당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에서 30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사임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는 마두로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후 지난 23일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일주일만이다.
우파 야권 지지자들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국기를 흔들고 '자유선거', '과이도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두로 정권 퇴진 시위를 펼쳤다고 AP·dpa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시위대는 군부를 향해 미국이 제공한 인도주의적 원조물자가 국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시위대를 응원했다.
이번 시위를 조직한 야권은 정오부터 2시간 동안 집과 직장에서 나와 평화적인 시위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해왔다.
최근 임시 대통령 선언을 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많은 국민이 전국적으로 5천여곳에 모여 마두로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카라카스에 있는 베네수엘라 중앙 대학교를 예고 없이 찾아 환호를 받았다.
그는 대학생들에게 "우리가 사는 베네수엘라의 위기에 항의하고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거리에 머물고 있다"며 "나의 목표는 위기 속에 나라를 떠난 국민이 다시 집에 돌아와 그들의 나라를 되찾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의 출국 금지와 자산 동결에도 잠을 잘 잤다"고 덧붙였다.
친 마두로 성향의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전날 과이도 의장에 대한 검찰의 출국 금지와 은행계좌 등 자산 동결 요청을 승인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시위가 열리기 전 카라카스에서 군사력을 과시하고 군부의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군사훈련에 참석, "미 제국주의가 이 땅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군의 단결을 재차 당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제유가 하락 속에 미국의 경제제재가 더해져 초래된 극심한 경제난과 정국혼란을 못 이겨 많은 국민이 해외로 탈출하는 가운데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로이터제공]
그는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에서 6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야권은 유력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은 무효라며 마두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분열된 야권에서 일부 후보가 대선에 나섰지만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두로 정권 퇴진 운동을 주도하는 과이도 국회의장은 지난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고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브라질, 콜롬비아 등 미주 일부 우파 국가들도 즉각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야권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 국가들이 마두로에게 대통령선거를 다시 시행하는 계획을 발표하라고 지정한 시한을 하루 앞둔 다음 달 2일에도 내·외국인이 참여하는 시위를 다시 벌일 예정이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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