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진짜로 싸게팔아 신뢰쌓은 뒤 대규모 사기행각
(군포=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고가 외제차량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며 피해자들을 속인 뒤 돈만 받아 챙긴 정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들은 기존에 타던 차량을 후한 가격에 처분해주겠다는 말에 이마저 맡겼다가 중고차 판매대금까지 뜯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A(53) 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50여 명으로부터 18억7천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의 한 자동차 공업소에서 정비업을 하던 A씨는 수리를 받으러 온 손님들을 대상으로 "고가 외제차량을 50∼60% 할인된 가격으로 판다"며 피해자를 모집했다.
그는 주로 조직 생활을 하는 직업군인이나 해양경찰 등을 표적으로 삼아 일부에게 실제로 싼 가격에 차량을 판 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조직 내 동료들을 노려 범행했다.
피해자들은 A씨가 출고 지연 등을 핑계 삼아 차량 인도를 차일피일 미뤄도 실제 차량을 구매한 직장 동료를 보며 의심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A씨는 자신이 일하던 공업소에 수리를 맡긴 8천800만원 상당의 외제차량을 임의로 처분해 돈을 챙기기도 했다.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모 지역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또 다른 사기행각을 준비 중이던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인 채무를 갚으려 범행을 시작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바꿔쓰고 가명을 사용하는 등 경찰 추적을 피해왔다"며 "A씨로 인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남은 범죄수익금을 파악해 환수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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