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 지자체 2곳, 여중생에 '젠더리스 바지교복' 허용

입력 2019-01-31 10:35  

日 도쿄 지자체 2곳, 여중생에 '젠더리스 바지교복' 허용
성소수자 배려, 체형차이 표 안나게 디자인…남자용·여자용 표기도 없애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초·중·고교생 대부분이 제복을 입는 일본에서 남녀 교복의 차이를 없앤 '젠더리스 교복'을 허용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도쿄도(東京都) 세타가야(世田谷)구와 나카노(中野)구 등 2개 자치단체가 여학생에게도 바지 교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성소수자(LGBT)를 배려하기 위해 개별 학교 차원에서 여학생에게 바지 교복을 허용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관내 공립학교 모두에 일률적으로 바지교복을 허용하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세타가야구와 나카노구 모두 구립 중학교 교복은 학교장이 결정한다. 세타가야구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여학생 교복은 학교에 따라 스커트로 정해 놓은 곳과 바지도 선택할 수 있게 한 곳이 있으나 올 봄부터는 관내 구립학교 모두가 바지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교복 카탈로그에도 '남자용' 또는 '여자용' 표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구의회에서 작년에 교복의 남학생용과 여학생용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구 교육위원회가 검토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바지가 치마에 비해 활동성이 좋고 바지를 좋아하는 여학생과 LGBT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이 모아져 구 차원에서 여학생의 바지 교복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나카노구에서는 운동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어린이가 구청장에게 바지착용을 허용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나카노구 관내 5개 학교는 이미 여학생의 바지 교복을 허용하고 있으나 올 봄 신학기부터는 관내 모든 학교가 준비되는대로 순차적으로 바지 교복을 도입한다.


교복 메이커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젠더리스 제복을 속속 내놓고 있다.
유수의 제복 메이커 돔보사는 2년 전부터 전담 사원을 두고 젠더리스 교복 개발을 추진, 체형이나 가슴 라인에 표시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써 '남자다움'과 '여성스러움'을 없앤 디자인의 제품을 시판하고 있다. 단추도 왼쪽, 오른쪽 어느 쪽을 앞으로 하더라도 채울 수 있게 돼 있다.
교복문제에 밝은 나이토 아키에(?藤章江) 오차노미즈(お茶の水)여자대학 교수는 "바지를 입는 여학생에 대해 편견이 있으면 바지를 선택하는 학생이 늘지 않을 우려가 있다"면서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교복을 위화감 없이 입을 수 있고 그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환경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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