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저는 좀비마니아…신선한 설정에 끌렸죠"

입력 2019-01-31 15:05  

정재영 "저는 좀비마니아…신선한 설정에 끌렸죠"
영화 '기묘한 가족'서 코믹 연기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배우 정재영(49)은 자칭 '좀비영화 마니아'다. 초기 영화부터 최근까지 웬만한 작품은 모두 섭렵했다고 한다.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좀비 영화 역사부터 줄줄이 읊었다.
"영화 '28일후'(2003)부터 좀비의 체계가 잡혔어요. 기존까지는 그냥 죽다가 살아났는데, 이 영화에서는 영장류 바이러스가 등장하죠. 대중적으로 정점을 찍은 작품은 '월드워Z'(2013)고요. 그 이전에 좀비와 뱀파이어 혼종을 다룬 작품들도 나왔지만, 저는 좀비영화로 안쳐줍니다."
그는 "좀비는 인간이 흉측하게 변할 수 있는 최종 단계로,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진다"면서 "현실과 인간성에 대한 풍자가 담겨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좀비에 대한 그의 관심은 영화 '기묘한 가족'(2월 14일 개봉) 출연으로 이어졌다. 평화로운 농촌 마을에 나타난 좀비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가족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물로, 정재영은 망한 주유소집 장남 준걸을 연기했다. 만삭인 아내 눈치를 보는 우유부단한 가장으로, 갑자기 나타난 좀비를 경계하는 인물이다.
이 작품 속 좀비는 기존 영화에서 본 좀비와 전혀 다르다. 사람의 뇌와 비슷한 모양을 한 양배추를 온종일 우걱우걱 씹는다. 그에게 물린 사람은 힘이 세지고, 젊음을 되찾는다.
"농촌에 좀비가 등장하고, 좀비에 물릴 때 나타나는 증상을 거꾸로 이용해 돈벌이한다는 아이디어도 참신했죠. 좀비와 코미디를 접목한 대목도 신선했고요. 이 작품처럼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좀비 영화는 아마 찾아보기 힘들 걸요."
정재영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으로 극 중 웃음의 상당 부분을 책임진다. 그는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며 연기하지 않았다. 무거운 작품이라도 코미디가 있고, 웃긴 작품에도 메시지와 진지함이 있다"며 "배우는 장르를 구분 지으며 연기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1년 전 겨울에 촬영했다. 정재영에 따르면 "좀비 영화의 금기는 바로 겨울"이다. 두꺼운 옷을 입고 찍어서는 정통 좀비 스타일이 안 난다. 그러다 보니 한겨울에도 여름옷을 입고 촬영해 좀비 역할을 한 보조 출연자들이 특히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한다.
정재영은 "(좀비물을 많이 봐서) 툭 치면 저절로 좀비 연기를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정통 좀비 연기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재영은 그동안 '이끼'(2010),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2015),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등 장르와 독립영화·상업영화를 가리지 않고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지난해에는 MBC 드라마 '검법남녀' 등에 출연했다. 상업영화 출연은 오랜만이다. 혹시 슬럼프를 겪었는지 묻자 "슬럼프가 아닌 적이 드물다"며 웃었다.
"배우는 항상 슬럼프인가, 아니면 정점에 있는가 그런 고민을 하면서 삽니다.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하며 일희일비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해봤자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하지 않습니다. 야구 타자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극복하려면 계속 타석에 서야 하는 것처럼, 배우도 계속 연기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차기작으로 곧바로 드라마 '검법남녀2'를 촬영한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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