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은 무의미…아이들 먼저 생각하는 교사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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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광주 첫 공립유치원 남자 교사'
광주 방림유치원 교사 임정섭(27)씨를 따라다녔던 '꼬리표'는 점차 의미를 잃어가는 듯했다.
임씨에게 지난 1년은 성별의 다름보다는 초임 교사로서 한계를 확인한 시간이었다.
임씨는 2018학년도 공립유치원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지난해 3월부터 방림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는 1986년 광주시교육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탄생한 공립유치원 남자 교사다.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이 교육감실로 초청해 "최초인 만큼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할 만큼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임씨는 "처음 해보는 교사이자, 유치원 교사이다 보니 배우는 것도, 새롭게 다가오는 것도 많았다"며 "수업 중 실수도 많이 하고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아 어렵기도 했다"고 지난 1년을 돌아봤다.
20명 넘는 유치원 교직원 가운데 남자라고는 시설 관리직과 자신을 포함해 2명뿐이다.
그래도 다른 교사, 아이들과 동화되기에 1년은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남자 교사로서 장단점을 따지거나 성별을 구분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임씨는 "학부모들도 초기에는 (남자 교사를 보고) 이런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신기해하거나 놀라기도 하는 것 같았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교육학과에 입학했다가 유아교육 복수전공을 하면서 유치원 교사의 길로 접어든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게 즐거워서 선택했으니 지금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 셈"이라며 "주변에도 유치원 교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고 만족해했다.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사립유치원 비리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임씨는 낯선 환경과 수업 과정에 적응하느라 경영·회계 분야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답하고는 "행정실에서 처리하는 일이긴 하지만 더 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교사관, 초심은 여전히 투철했다.
임씨는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아이들과 놀이를 잘 하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며 "경험이 아직 많지 않다 보니 실수도 하고 어려운 일도 겪게 되겠지만 그때마다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대처해가겠다"고 다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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