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박문실 씨, 각종 봉사활동 종횡무진…노숙인이 라면 선물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누적 봉사시간 1만8천시간. 10년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봉사를 해 쌓인 시간이다.
나눔이 더욱 절실해지는 추운 겨울, '구로구 봉사왕' 박문실(61) 씨의 사연이 설 명절에 훈훈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4일 서울 구로구에 따르면 구로구 가리봉동에 사는 박문실 씨는 퇴직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봉사에 매진하며 10년간 1만8천시간 봉사라는 따뜻한 기록을 세웠다.
남구로역 주변 새벽인력시장 무료급식지원 '빨간밥차'의 봉사활동을 7년간 하고, 2010년부터 현재까지 한마음공동체 나눔의집 노숙인 배식봉사 등을 해온 그에게는 "틈만 나면 봉사하는 분"이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헌혈도 200회 이상 한 박씨는 1년에 6회 본인과 가족생일을 기념해 국군장병 위문 음식봉사도 한다. 자비로 매년 약 1천500만원가량을 내서 고향인 제주도 흑돼지 삼겹살과 음식을 장병들에게 대접해오고 있다.
박씨는 이번 설을 앞두고도 지난 1일까지 사흘간 노숙인 배식 봉사를 했다.
그는 "명절을 앞두면 노숙인들에 대한 짠한 마음이 더 생긴다"며 "노숙인들과 항상 곁에서 생활해 노숙인들이 가족 같다"고 말했다.
남을 위해 하는 봉사지만 봉사로 인해 그가 '감동의 선물'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는 노숙인 한 분이 고맙다며 자기가 받은 라면 한 박스를 설 선물로 주시더라"며 "없는 분이 주시는 거라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수년간 노숙인을 위해 한결같이 애쓰는 그의 모습에 가진 것 없는 노숙인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박씨의 선행에 가족도 동참했다. 부인 마향순 씨와 두 아들이 박씨의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우리 부부가 봉사활동 다니는 모습을 보고 아들들이 자연스레 합류하게 됐다. 아이들이 같이 해줘 참 고맙다"고 말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봉사를 직장생활 하듯 하시는 분"이라며 "때가 되면 '사진찍기 용'으로 봉사나 기부를 하는 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진짜 봉사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주변에서도 '더없이 성실하고 착한 분'이라고 입을 모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선행으로 박씨는 2015년 자원봉사자의 날에 '봉사왕상'을 수상했고, 부인과 함께 대한적십자사 선정 우수헌혈가족으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박씨는 자신의 봉사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며 시종 겸손해했다.
박씨는 "항상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실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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