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련 산하 재일본조선인인권협회 주최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달 28일 잇따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향년 93세)와 이모 할머니(향년 94세)를 추모하는 행사가 1일 도쿄(東京) 중심부에서 열렸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산하단체인 재일본조선인인권협회 성차별철폐부회는 이날 낮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총리관저 앞에서 두 할머니에 대한 '추모 긴급행동'을 펼쳤다.
일본인 시민을 포함해 30여명이 함께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김복동 할머니뿐 아니라 고(故) 김학순, 박영심 할머니 등 다른 피해자의 사진을 함께 들었다.
주최 측은 "김복동 할머니는 생전에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무상화 배제에 분노하고 몇번이나 조선학교를 방문하고 장학금을 지원했다"며 "고인이 된 모든 생존자를 추모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2014년 5천만원을 기부해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뒀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1명씩 마이크를 잡고 "위안부 문제는 역사문제 이전에 여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것은 실체를 밝히고 인정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일본인 여성은 "2년 전 오키나와(沖繩) 미야코지마(宮古島)에 가서 과거에 위안소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일본 정부가 있었던 일을 없었다고 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일본이 제대로 사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일 조선인 대학생으로 자신을 밝힌 한 참가자는 "일본 정부의 차별에 대해 이상한 것이라고 주변 일본인 학생들에게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 영결식…일본 "대사관 위엄 침해시 빈협약 위반" / 연합뉴스 (Yonhapnews)
80세가 넘었다는 한 일본인 남성은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廣島)에 가서 피해자를 만났을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무엇을 느꼈나"라며 "서울에 가서 (피해자) 할머니를 만나 말을 거는 총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여성 참가자는 "김 할머니의 싸움과 '자이니치'(在日)의 싸움이 연결돼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울먹거리기도 했다.
행사에선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 "일본은 사과하고 배상하라"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달된 여러 메시지도 소개됐다.
참가자들은 "피해자의 존엄을 해치지 말라", "역사부정 절대 반대", "공식사죄 법적배상", "조선학교 차별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총리관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열린 이날 행사는 1시간 20여분간 이어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에 출석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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